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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고생 많던 '농협은행', 부실 우려 적극 해명 상반기 1조3000억 규모 충당금 적립, 연간 기준 흑자 결산 가능

안경주 기자공개 2016-06-23 09:43:13

이 기사는 2016년 06월 22일 16: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농협은행의 마음 고생만 커져갔다. 조선·해운사에 대한 익스포저가 7조 원에 달해 은행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고,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적극적인 해명을 하지 못한 것이다. 오히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빅배스(big bath)' 카드와 연관지어져 확대될 뿐이었다.

농협은행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속앓이만 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고객 우려가 확산되고 영업점에 문의가 늘어나면서 농협은행이 조선·해운업 부실과 관련해 적극적 해명에 나섰다. 농협은행은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 올해 상반기 1조 원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더라도 연간으로는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농협은행은 22일 '조선·해운 등 최근 농협은행 경영현황에 대한 이해자료'를 배포하고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상반기에는 적자 결산이 불가피하지만 올해 내 농협은행의 경영실적은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1조3000억 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할 예정이다. 이는 '정상'으로 분류된 대우조선해양의 여신 등급을 '요주의'로 하향 조정하는 것을 포함한 규모다. 올해 1분기 3300억 원의 충당금을 쌓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2분기에만 1조 원에 가까운 충당금을 쌓는 셈이다.

농협은행은 "예년 상반기 충당금 규모가 5000억 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빅배스를 연도 중에 진행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농협은행은 2분기에 STX조선해양과 한진해운, 대우조선에 대한 여신만으로 최소 7000억 원 이상의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해운업 여신이 집중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농협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공공성이 강해 시중은행들이 조선·해운업에 대한 여신을 털고 나갈 때, 농협은행은 해당 산업이 지역사회와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국책은행과 함께 조선·해운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원했고 그에 따른 충당금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농협 경영지표1

농협은행은 대규모 충당금 적립과 상반기 적자에도 자본적정성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농협은행은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이 6월말에는 14.0%, 연말에는 14.1%라고 추정했다. 올해 1분기말 기준 BIS비율 14.27%다.

농협은행은 "자본금은 약 14조 원 수준이며, BIS비율도 14%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며 "필요시 증자를 하거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금 확충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과 조선·해운업 익스포저(위험노출액)도 대폭 줄어들 예정이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말 부실채권은 4조2000억 원이었으나 올해 6월말 3조7000억 원으로 줄어들고 연말에는 3조 원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해운업 익스포저도 지난해 말 8조9000억 원에서 6월말 6조2000억 원, 올해말 4조9000억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 과정에서 RG(선수금환급보증) 역시 연말까지 2조9000억 원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농협 경영지표2

농협은행은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연간 기준으로 흑자 결산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농협은행은 "상반기 중 약 1조3000억 원의 충당금을 적립하더라도 핵심 경영지표는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라며 "소폭의 흑자 결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은행의 흑자 결산과 금융지주 내 타 계열사 수익을 통해 지역 농축협에 대한 배당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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