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한진해운 운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입에 산은, 향후 2년 부족자금 1조 예상···한진 측 "노코멘트"

윤동희 기자공개 2016-06-28 10:21:16

이 기사는 2016년 06월 27일 1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이 단기적으로 1조 원의 유동성 부족 위기에 부딪혔다. 한진그룹의 지원 없이는 자율협약 존속이 불가능하다. 현대상선이 채권단 지원 없이 자구계획을 이행해온 만큼 채권단이 나서서 신규자금을 투입할 수도 없다. 한진그룹차원의 의사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 회사와 채권단 관계자 모두 조양호 회장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 채권단은 "최종적인 채무재조정 전까지는 신규자금 지원이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지난 주 산업은행 간담회에서 이동걸 회장이 밝혔듯이 현대상선을 비롯해 조선사 등 구조조정 대상 기업은 철저한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정상화 단계를 밟아야 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 이 회장은 이날 열린 행사에서도 "(채무재조정 전까지) 신규자금 지원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일각에서 제기된 한진그룹이 부족자금 중 80%를 지원한다면 20%를 채권단이 지원하겠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게 산업은행 설명이다. 사채권자 합의와 용선료 조정 등의 작업이 선행되고 채권단 출자전환이 이뤄지고 나서, 필요할 경우 채권단 합의를 통해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게 은행 공식입장이다. 채무재조정 후에는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채권단이 자금지원을 할 수는 있으나 비율이 20%로 정해진건 아니다. 재무사정과 지원 구조에 따라 이 분담비율은 더 높아질 수도, 낮아질 수도 있다.

현대상선과 달리 한진해운과 관련해 유독 신규자금 지원문제가 부각되는 것은 한진그룹이 8월 4일로 예정된 한진해운 자율협약 종료기간까지 유동성 부족문제를 해결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의 1분기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마이너스 1239억 원이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731억 원이다. 유무형 자산 처분이익 효과를 제외하면 현금 잔고는 마이너스다. 운임료가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는 영업을 할수록 현금이 고갈된다. 아직 실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나 한진해운이 용선료를 30% 조정하면 향후 2년 간 한진해운이 내부에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금액은 최소 1조 원, 20%를 조정하면 1조 2000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의 유동성 부족 규모가 1조 원이라고 나오는 배경이다.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부채비율을 400% 이하로 내리면 지원해주겠다고 한 선박펀드에서도 디폴트를 내지 않을 정도의 현금은 보유해야 지원이 가능하다는 유보적인 해석을 내놓고 있다. 간사는 펀드 출자비율이 가장 높은 산업은행이 맡고 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용선료 조정, 사채권자 합의, 출자전환 3개 관문을 넘고 얼라이언스 가입이 돼 있더라도 한진그룹 차원의 자금 수혈은 꼭 필요하다는 게 채권단이 고수하고 있는 입장이다.

자율협약 기간은 한 달을 연장할 수 있어 한진해운에게 남은 시간은 최대 두 달이다. 두 달 안에 한진해운이 현금부족으로 컨테이너선 용선료 체납 등 실질적으로 부도를 내거나, 근근이 회사 운영은 하되 자율협약 종료기간까지 향후 2년 간 회사를 운영하는데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재원(1조 원)을 마련할 방도를 내놓지 못하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돌입이 불가피하다는 게 관계자 중론이다.

결국 공은 한진그룹에 넘어가 있는 상황이다. 1조 원의 부족자금을 메우기 위해 한진그룹에서 수 천억 원의 자금을 지원할 지, 계열사로의 부실이전을 방지하기 위해 지원 불가 방침을 내리고 한진해운을 법정관리에 보낼지에 대한 용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은 한진그룹 중에서도 최고 의사결정권자, 조양호 회장이 내려야 하는 내용이라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과 금융당국 모두 신규자금지원은 없다고 여러 차례 공언해놓아 한진해운의 유동성 해결에 선뜻 먼저 나설 수가 없을 것"이라며 "한진해운에 대규모 자금지원을 할지, 말지의 중대한 액션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조 회장 뿐"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도 지난 26일 한진해운의 유동성 부족분에 대해 해결방안 마련을 요구했으나 현재까지는 회신이 없다며 한진그룹의 입장표명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유동성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1조 원이라는 숫자가 나온 근거에 대해서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 회장도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채권단과 금융당국, 한진해운 모두 조 회장의 입이 열리기만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아직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에 돌입하고 긴 시간이 지난 것은 아니"라며 "한진그룹의 결단을 기다리는 것 외에 딱히 채권단이 취할 수 있는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