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도 IPO]중복상장 악재와 자산재평가 호재 사이, 주가 향방은인도법인 지분가치 부각으로 상승 마감…㈜두산 사례 보면 전망은 불투명
조은아 기자공개 2024-06-19 07:19:0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7일 17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 인도법인이 본격 기업공개(IPO) 절차에 들어가면서 현대차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현대차는 인도법인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처음 회사를 설립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국내 자동차 회사가 해외법인을 상장하는 건 처음이다.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증권계는 갑론을박으로 들썩였다. 장래가 유망한 핵심법인을 떼어내 현지 증시에 상장하면 현대차 주가에 부정적일 것이라는 관측과 자산 재평가가 이뤄지고 미래 투자 재원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것이란 관측이 동시에 나왔다.
일단 현대차가 IPO를 공식화한 날 시장은 후자의 손을 들어줬다. 현대차 주가는 17일 장중 6.34% 오른 28만5000원까지 상승했다. 52주 신고가다. 종가는 3.92% 오른 27만8500원이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현재차의 여러 해외법인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곳으로 꼽힌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존재감이 크지 않았지만 어느덧 효자 시장으로 떠올랐다. 인도 자동차 시장 자체의 확산세도, 이를 따라가는 현대차의 성장세도 모두 두드러진다.
증시 역시 급성장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주가지수는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홍콩거래소의 시가총액 규모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자회사가 상장할 경우 필연적으로 중복 상장에 따른 이른바 '지주사 디스카운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핵심법인을 떼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주주가치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현대차는 그간 핵심사업이나 핵심법인을 떼어낸 적이 없는 만큼 첫 분리에 대한 시장의 우려 역시 어느 정도는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현대차 주가가 큰 상승폭을 기록한 이유는 뭘까. 우선 현대차 인도법인의 성장세가 눈에 띄긴 하지만 그간 현대차 주가가 인도법인에 좌우된 게 아니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앞서 중복 상장 문제가 제기됐던 회사들과는 조금 다르다.
LG화학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떨어져나가기 전 LG화학 주가를 끌어올린 건 이차전지 사업을 향한 기대감이었다. 반면 현대차 주가는 인도법인보다는 전체 판매량과 실적, 수소 등의 미래 사업, 오너의 승계, 주주환원 정책 등에 좌우되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해 내내 주가가 부진했던 이유도 '피크 아웃' 우려에 있다.
공모 방식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신주 발행 없이 구주 매출만으로 이뤄지는 만큼 지분율이 희석되지 않는다. 이번에 현대차가 매각하는 구주 규모가 전체의 17.5%인 만큼 현대차는 여전히 인도법인 지분 80% 이상을 보유하게 된다. 남은 지분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17.5%가 4조원대로 평가받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경우 남은 82.5%의 가치는 20조원에 가깝다.
모회사와 자회사의 중복 상장 문제는 국내 기업들에게서 특히 자주 볼 수 있는 문제다. 포스코홀딩스가 출범할 당시 사업회사 포스코를 상장하지 않겠다고 못박은 것 역시 이를 의식한 행보다.
최근 몇 년 사이 중복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현대차 주가의 향방을 예측하기 한층 어려워진다. ㈜두산의 경우 두산로보틱스 IPO 과정에서 숨어있던 가치가 부각되면서 큰 폭으로 주가가 올랐지만 수요예측 절차가 마무리된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 상장 이후 한 달(10월5일~11월3일) 동안 무려 33.54%나 떨어지기도 했다.
2022년 초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당시 LG화학의 주가 흐름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LG화학 주가는 LG에너지솔루션의 수요예측 기간 상승했다가 하락 국면으로 전환했고 상장일엔 큰 폭으로 하락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한화큐셀 박승덕 사장, 복귀 4년만에 대표 내정
- E&F PE, 코엔텍 매각 개시…차주 티저레터 배포
- [i-point]신테카바이오, 중기부 ‘산학연 Collabo R&D’ 사업 선정
- 디지털 자격증명, 일상 속으로…전환 초읽기
- [Monthly Review/인사이드 헤지펀드]KB증권 선두 고수 지속…NH증권과 경쟁 가열
- LG가 맏사위 윤관, 1심 패소 후 세무조사 또 받는다
- [Monthly Review/인사이드 헤지펀드]연초 후 지속적인 성장세…대체투자 전략 선전
- '사금고 의혹' 포커스운용 "내부통제 재정비, 재발 없다"
- 신한운용 과기펀드, '정책성과·수익성' 균형 설계
- [Monthly Review/인사이드 헤지펀드]펀딩 경색 분위기, 1조 밑돈 신규 유입액
조은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Peer Match Up/KB VS 신한]무엇이 '리딩금융' 갈랐나
- 서수동 메리츠화재 부사장, 1년 만에 윤리경영실장으로 복귀
- [은행권 알뜰폰 사업 점검]토스모바일 3년차, 성적표는
- [우리금융 동양생명 M&A]금융지주 계열 생보사, 중위권 싸움 불붙는다
- [우리금융 동양생명 M&A]숙원 풀었다, 종합 금융그룹으로 도약 발판 마련
- [우리금융 동양생명 M&A]자세 낮춘 우리금융, "긴장의 끈 놓을 수 없다"
- [우리금융 동양생명 M&A]금융위 조건부 인수 승인, 조건 살펴보니
- [이사회 분석]하나금융 BSM 공개, 경영 전문가 1명 줄었다
- [은행권 알뜰폰 사업 점검]우리은행, '후발주자'의 생존법은
- 밸류업에 진심인 신한금융, 장기 성과급 80% 연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