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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PWM의 성공과 신한금융의 고민 [thebell note]

정준화 기자공개 2016-07-01 10:29:03

이 기사는 2016년 06월 30일 0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1년 말 신한금융그룹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은행과 증권사의 자산관리 협업모델인 '신한PWM(Private Wealth Management)'은 성공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관리자산 10억 원 이상 고객수가 PWM 도입 당시 6000여명에서 지난해말 기준 8485명으로 늘었고, 신한금융투자는 같은 기간 관리자산 1억 원 이상 고객수가 3908명에서 1만 3330명으로 증가했다. PWM센터를 통해서 발생하는 수익(순영업수익)도 6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무엇보다도 저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은행 고객에게 신한금융투자의 다양한 상품을 제시하면서 고객의 만족도를 높였다. 높은 수익률을 원하며 다른 증권사 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은행 고객들을 신한금융투자로 안내했다. 고객의 자산을 여전히 신한금융그룹의 울타리 안에 두게 한 셈이다.

신한PWM 도입 이후 신한금융투자는 은행의 덕을 톡톡히 봤다. 신한은행에서 신한금융투자로 이동한 고객자금으로 인해 늘어난 신한금융투자의 금융투자상품 잔고는 9조 원 안팎으로 파악된다. 이로 인해 신한금융투자는 1년에 300억~400억 원 정도의 금융상품 수수료가 늘어난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러나 신한PWM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올들어 은행에서 신한금융투자로의 고객 자금 이동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고 한다. 매년 늘던 신한금융투자의 잔고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신한금융그룹 내부에서는 은행의 상품판매 경쟁력이 높아진데서 원인을 찾고 있다. 신한PWM은 은행과 증권의 조직이 마치 거울을 바라보는 것과 같이 똑같이 구성돼 있다. 지난 5년 동안 IPS(Investment Product & Service)본부를 중심으로 은행과 증권이 머리를 맞대고 고객의 자산관리에 대해 고민해왔다.

신한은행은 신한금융투자와 한집 살림을 통해 상품 개발에서부터 판매, 사후관리 노하우까지 상당 부분을 흡수했다고 한다. 예전에는 그저 신한금융투자에서 나온 상품을 신한은행에서 가져다 파는 수준이었다. 복잡한 상품에 대해 이해하고 판매를 위한 합의를 보는데까지 걸리는 시간도 1년 정도는 걸렸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굳이 신한금융투자의 상품을 가져오지 않고 은행에서 직접 상품을 개발, 판매를 할 정도라고 한다. 원금보장형이 아닌 상품을 고객에게 팔았다가 손실이 났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한 노하우까지 익힌 수준이다. 즉 굳이 신한금융투자로 고객을 넘기지 않아도 은행에서 직접 팔면 되는 것이다.

물론 신한은행의 상품개발 능력 등이 업그레이드된 것은 그룹 차원에서 박수칠 일이다. 수 조 원에 달하는 고객 자산을 신한금융투자에 넘긴 것은 일종의 수업료다. 그러나 신한금융투자 내부의 입장은 다르다. 그동안 봐왔던 은행 덕을 이제는 쉽사리 보지 못하는 상황에 다다랐다.

은행에서 쉽사리 쫓아오지 못하는 상품을 꾸준히 개발해 제공하는 게 일견 정답일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공전의 히트 상품인 ARS(Absolute Return Swap) 같은 상품이 계속 나와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상품을 계속 쏟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신한PWM의 성공에도 신한금융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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