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6월 30일 13: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워리는 요새 어때요?"한 시중은행 스마트전략부 관계자와의 미팅이 마무리될 무렵, 해당 관계자가 기자에게 물었다. 은행권에서 우리은행은 통상 '워리은행'으로 불린다.
우리은행이 '워리'로 불리게 된 건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2년 5월 전신 한빛은행이 우리은행으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다른 시중은행들은 우리은행(our bank)과 우리은행(woori bank)을 구분해 지칭하기 위해 워리은행이라는 은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다소 보수적이고 나서기 싫어하던 우리은행의 사풍(社風)도 워리의 확산에 한 몫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쓸 데 없이 걱정이 많다'는 의미에서 일부러 우리은행을 워리(worry)은행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임직원들이 워리은행이라는 말을 듣기 싫어하는 건 당연하다.
그런 우리은행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광구 행장의 혁신 경영이 본격화 하면서부터다. 이광구 행장은 2014년 12월 취임하자마자 핀테크사업부를 설립하는 등 스마트금융 강화를 주요 사업목표로 삼았다. 우리은행은 이듬해 5월 은행권 최초 모바일 전문은행 위비뱅크를 선보이더니 올해 1월에는 금융권 최초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까지 내놨다. 워리에서 위비로 체질개선을 하려는 중이다.
"지금 우리은행은 혁신의 아이콘 그 자체예요. 기자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른 시중은행들이 요새 가장 많이 묻는 게 우리은행 근황이라더군요"
최근 기자와 만난 우리은행 스마트금융부 관계자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우리은행은 위비를 통해 모바일 뱅크 부문에서 대부분의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은행권 최초의 모바일 전문은행도 위비뱅크고 은행권 최초의 모바일 전용 중금리 대출 상품도 위비모바일대출이다. 위비톡 역시 출시 당시엔 사람들의 눈과 귀를 의심케 할 만큼 파격적인 시도였다. 위비뱅크의 뒤를 이어 써니뱅크, 1Q뱅크, i-ONE뱅크, SUM뱅크, iM뱅크, Liiv등 타 은행들도 모바일 뱅크 플랫폼을 줄줄이 내놨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최초'의 의미가 조금씩 희석되어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은행이 야심차게 내놓은 위비톡에서 별다른 셀링 포인트가 안 보인다는 지적도 있고 앞서 열거한 후발 주자들이 들고 나온 아이디어가 더 신선하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이 '워리'에서 '위비'로 혁신의 발을 뗀 것이나, 남들과 다른 구석을 찾아 전진해 나가고 있는 모습이 예전과 확실히 다르다는데엔 이견이 없다. "워리가 위비톡 뒤에 뭔가 숨겨둔 게 있는 것 같다"는 경쟁은행 관계자의 말처럼 요즘 우리은행은 힘을 축적시키고 있는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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