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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지배구조 정리 지속하는 배경은 용선료 협상 결과 무관하게 한진그룹 연결고리 끊겨

김창경 기자공개 2016-07-04 08:11:11

이 기사는 2016년 06월 30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이 자회사 지분을 처분하는 등 지배구조 정리를 지속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앞으로 진행될 구조조정 시나리오대로라면 한진해운은 지배구조를 정리할 이유가 마땅히 없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용선료 협상 결과에 따라 한진해운은 채권단 밑으로 들어가거나 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된다. 두 경우 모두 한진해운과 한진그룹의 연결고리가 끊어진다. 한진해운이 한진그룹에 남는 방법은 조양호 회장의 대규모 사재출연 정도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최근 자회사 부산인터내셔널터미널(이하 부산인터) 지분 33.3% 전량을 장금상선에 매각했다. 한진그룹의 지배구조는 '한진칼-대한항공-한진해운(손자회사)-부산인터(증손회사)' 등으로 이어진다. 지주회사법에 따르면 손자회사는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전량 매각해야 한다. 한진그룹은 오는 11월까지 지배구조를 완성해야 한다.

한진해운은 부산인터를 포함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자회사 지분을 지속해서 정리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부산인터 지분 매각은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한 이후 벌어진 일이다. 한진해운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지배구조 정리 작업이 진행됐다.

사실 한진해운은 굳이 자회사 지분 정리를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한진해운의 향방은 11월 안에 결정되는데, 구조조정의 진행 과정과 무관하게 한진해운이 한진그룹에 남게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주회사 한진칼과의 손자회사 및 증손회사 관계가 무의미한 셈이다. 조 회장 역시 경영권을 내놓은 상태다.

현재 한진해운은 용선료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상선보다 용선주의 수가 많아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용선료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 따라 채무조정 논의 시기를 조율할 방침이다. 용선료 협상 결과가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야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게 된다. 현대상선 구조조정이 진행했던 방식과 같다.

한진해운이 용선료 협상에 성공하면 채권단은 한진해운의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게 된다. 지난 1분기 기준 800%가 넘는 부채비율을 정부의 지원조건인 400%까지 끌어내리기 위해서는 채권단의 출자전환이 필수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은 출자전환 전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해운 대주주의 차등감자를 요구할 것"이라며 "대주주 감자 후 출자전환이 완료되면 한진해운은 채권단의 손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도 현대엘리베이터 등 대주주의 7대 1 차등감자를 실시했다.

반대로 용선료 협상에 실패하면 한진해운은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은 용선료 할인, 사채권자 채무조정, 얼라이언스 가입 등을 자율협약 조건으로 내걸었다.

한진해운이 한진그룹에 남는 방법은 ㈜한진 또는 조 회장의 대규모 자금수혈이다. 올해를 넘기기 위해 한진해운이 필요한 자금은 1조 2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한진은 한진해운과 지분관계가 없어 대한항공과 같은 직접적인 지원이 어렵다. 배임에 관련된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결국 조 회장의 사재출연이 유일한 해법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올해 들어 한진해운이 자산 유동화를 통해 4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고 해도 수천억 원의 운영자금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조 회장이 채권단을 만족시킬 정도의 자금을 내놓는다면 채권단도 조 회장에게 경영권을 돌려주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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