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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TIGER ETF, 한국판 아이셰어즈 꿈꾼다 2006년 시장진출, 2011년부터 본격 투자…업계 1위 삼성운용 맹추격

강우석 기자공개 2016-07-04 10:14:21

이 기사는 2016년 06월 30일 16: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 10주년을 맞이했다. 2006년 ETF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0년 사이 TIGER ETF를 업계 대표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장기적으로는 보다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갖춰 투자자들을 유치하겠다는 포부다. '아이셰어즈(iShares)'로 미국 ETF 시장을 석권한 블랙록(Blackrock)처럼 말이다.

◇2006년 첫 상장…첫 5년은 후발주자로서 '테스트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6년 6월 ETF를 처음으로 론칭했다. ETF가 지닌 다섯 가지 장점인 투명성(Transparent), 혁신성(Innovative), 투자용이성(Generalized), 효율성(Efficient), 신뢰가능성(Reliable)의 첫 대문자를 모아 'TIGER'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같은 달 27일 TIGER KRX100, TIGER 반도체, TIGER 은행 등 세 종목을 한국거래소에 상장하면서 ETF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당시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KODEX)과 우리자산운용(KOSEF, 現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양강체제였다.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였던 미래에셋자산운용 입장에서는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하는 게 절실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첫 5년 간은 후발주자로서 다양한 시도를 펼쳤던 시기로 기억한다"며 "대형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많은 고민을 했던 날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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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의 최근 5년 간 순자산가치(NAV) 및 종목수 추이.

◇2011년, '왕성한 투자' 시작…해외 진출도 가속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ETF 사업에 가속을 밟기 시작한 것은 2011년 즈음부터다. 미래에셋금융그룹 차원에서 ETF 비즈니스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적극 투자하기 시작한 것. 특히 우리자산운용에서 ETF를 담당했던 윤주영 씨를 ETF본부의 수장으로 영입하는 등 인력 확충에 공을 기울였다.

이에 새로운 콘셉트의 상품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2011년 1월에는 TIGER 농산물선물(H), 7월에는 미국 대형주에 투자하는 TIGER S&P500선물(H)를 각각 상장했다. 국내 자산운용사 중에서는 최초로 'TIGER KOSPI200 ETF'을 홍콩거래소 현지에 상장하기도 했다.

신상품 론칭과 더불어 해외 현지 시장에도 진출했다. 같은 해에 캐나다 시장 1위 운용사인 '호라이즌(Horizons ETFs)'을 인수했다. 호라이즌은 현재까지 토론토증권거래소에 74개의 ETF를 상장시켰으며 순자산가치(NAV)의 총합은 5조 원 정도다.

호라이즌은 자사가 100% 출자한 '베타셰어즈(BetaShares)'를 호주 현지에 두고 있어, 호주 시장 진출도 가능케하는 마중물로 작용했다. 베타셰어즈는 ETF 판매 전문업체로 호주의 4대 ETF 운용사 중 하나다. ETF 상장 갯수는 26개이며 NAV는 2조 4000억 원 선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한국 시장만 바라보고 전략을 수립하지 않았다"며 "글로벌 ETF 시장의 플랫폼을 갖춰나가자는 것이 TIGER ETF의 주된 성장 콘셉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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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말을 기준으로 살펴본 TIGER ETF의 유형 별 비중.

회사 차원의 전방위적인 투자는 TIGER ETF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2011년 말 5조 달러 안팎이었던 NAV는 3년 뒤인 2014년 10조 달러 선까지 커졌으며, 93개였던 종목수도 160개까지 늘어났다. 해외진출 초창기와 비교했을 때 NAV와 종목갯수 모두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인버스 및 레버리지 상품이 유행하면서 ETF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졌을 때,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색다른 상품 라인업을 갖춰가면서 관련된 투자 문의도 조금씩 늘어났다"며 "국내·외에서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면서 다른 운용사들과의 차별점을 나름대로 구축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재 한국, 캐나다, 호주, 홍콩, 미국, 콜롬비아 등 6개 국가에서 180개의 ETF를 상장시켰다. 운용자산 규모(AUM)는 지난 5월 말 기준 108억 8922만 달러(원화 기준 12조 5600억 원) 정도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22% 안팎으로, 삼성자산운용에 뒤이은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SSgA를 꺾은 블랙록처럼, 한국 ETF 시장 석권할 것"

미래에셋자산운용은 ETF 비즈니스의 롤모델로 '블랙록(Blackrock)'을 꼽는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단순히 지수를 추종하는 ETF 뿐 아니라 투자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한 상품들을 대거 확충했다. 이를 통해 2000년대 중반 ETF 시장점유율 1위였던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어드바이저스(SSgA)를 제치는 데 성공했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본부장은 "국내 ETF 시장의 상품갯수가 300~400개까지 늘어나도 이상하지 않다. 다양한 상품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며 "국내 운용사들이 각양각색의 상품을 내놓다보면 ETF를 활용한 EMP(ETF Managed Portfolio) 및 자산배분 전략이 보편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한 해동안은 해외 쪽 상품을 확충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올 초부터 해외주식형펀드에 비과세혜택이 주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수요가 늘어난 상황과, 퇴직연금 내에 합성 ETF를 담을 수 있게 된 정책 상의 변화를 고려한 움직임이다.

윤 본부장은 "올해는 해외 쪽 상품을 다양화하는데 좀 더 방점을 찍고 있다"며 "또 역외 ETF로 나가는 자금이 어마어마한 만큼, 해당 시장에 대한 수요를 어떻게 국내 ETF로 돌릴 수 있을지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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