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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채 ETF' 열풍..."투자처 마땅치 않다" 올 상반기에만 1조2000억 원 유입…장기채 상품은 '외면'

강우석 기자공개 2016-07-06 09:39:54

이 기사는 2016년 07월 04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상반기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는 채권형 상품으로의 자금유입이 두드러졌다. 그 중에서도 잔존 만기가 1년 미만인 '초단기' 채권을 편입하는 ETF의 인기가 높았다. 투자처가 마땅하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부동자금의 유입이 이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4월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국내 채권형 ETF에는 1조1472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반면 같은 기간동안 국내 주식형 ETF에서는 491억 원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채권형 ETF에 유입된 자금의 대부분은 전자단기사채, 기업어음(CP) 등 잔존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흘러 들어갔다. 채권형 ETF 상위 7개 종목의 자금유입 규모만 1조2000억 원에 달하는 것이 이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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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채권형 ETF 중 상반기 이후 자금유입 규모가 큰 7개 종목. (출처: 한국펀드평가)
'KBSTAR단기통안채'는 연초 이후 4132억 원을 끌어모으며 채권형 ETF 중 가장 두드러지는 자금유입 추세를 보였다. KIS MSB 5M지수를 추종하는 이 상품은 잔존만기 0~10개월의 통화안정증권 10종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듀레이션의 평균이 0.43년 내외에 불과하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단기채권PLUS(3941억 원)'와 'KODEX단기채권(1304억 원)'은 나란히 자금유입 상위 2,3위를 차지했다. KIS MSB 3M지수와 MK Money Market지수를 각각 추종하는 '미래에셋TIGER유동자금(832억 원)'과 '키움KOSEF단기자금증권'이 각각 뒤를 이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예·적금 상품과 머니마켓펀드(MMF)의 경우 만기가 길지만 그만큼의 이자수익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고채 10년물 금리의 추가 인하가 예상되는 상황까지 맞물리면서, 기관투자자 등이 단기채권 ETF 매입을 늘렸다"고 말했다.

반면 장기채권 ETF로의 자금유입은 오히려 줄어든 경우가 많았다. 국고채 시장 대표지수인 KTB INDEX를 추종하는 '교보악사파워국고채'의 경우 연 초 이후 364억 원이 빠져나갔다. 1일 기준 순자산은 756억 원으로, 2000억 원으로 운용을 개시했던 2013년 대비 절반 넘게 줄어들었다.

그 밖에 '키움KOSEF국고채'와 'KBSTAR우량회사채'에서도 각각 9억 원, 6억 원 가량이 유출되는 등 장기채권 ETF는 좀처럼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단기채권 ETF로 자금이 몰렸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한 애널리스트는 "박스권 장세가 이어져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보수가 저렴하고 디폴트 위험이 낮은 단기채권 ETF는 인기를 끌 수 밖에 없다"며 "브렉시트 이후 증시가 상승 추세이긴 하지만 동력이 떨어질 경우 하반기에도 단기채 상품으로 자금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레버리지·인버스와 더불어 단기채권 ETF로 자금이 몰리는 것은 그만큼 시장참여자들이 국내 증시의 모멘텀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박스피라는 오명을 떨쳐내지 못한다면, 어떤 대외변수가 생기든 이러한 상황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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