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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로비전, M&A 무산시 기업가치 급락 불가피 매각 재추진·독자생존 입지 모두 약화… SKT, 유료방송사업 확대 차질

정호창 기자공개 2016-07-06 08:17:29

이 기사는 2016년 07월 05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 승인 불허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최종 좌초될 경우 양사 모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SK텔레콤은 향후에도 인수합병(M&A)을 통한 유료방송사업 확대가 사실상 불가능해져 성장전략 추진에 큰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CJ헬로비전이 입게 될 타격은 더욱 크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쟁 제한성 판단 논리대로라면 차후에도 타 기업과 인수합병을 추진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매각이 가능하더라도 인수후보군이 대폭 축소돼 협상에서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외부 매각을 포기하고 CJ그룹 산하에서 사업을 계속 영위하며 성장을 모색하기도 쉽지 않다. IPTV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갈수록 쇠락하고 있는 케이블TV 업계의 현실을 감안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성장 보다는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M&A 추진 후 정부 심사가 장기화되는 동안 영업력과 시장 경쟁력이 약화된 점도 부담이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4일 기업결합 심사보고서를 통해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주식취득 행위를 해서는 안되며,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 행위를 해서도 안된다'고 두 회사에 각각 통보했다. 유료방송 시장 등에 경쟁 제한이 발생할 수 있어 양사의 M&A를 불허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아직 공정위 전체회의와 방송통신위원회 및 미래창조과학부의 심사 절차가 남아있어 최종 결론을 단정하긴 어려우나 시장에선 이번 M&A가 무산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장 예측대로 딜이 좌초될 경우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상당한 유·무형 손실을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거래가 무산되더라도 정부 미승인이 원인으로 SK텔레콤에 귀책 사유가 없기에 표면상 금전적인 손해는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에 정부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는 내용이 반영돼 있기에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에 지불할 위약금 등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SK텔레콤의 성장전략 추진에는 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경우 공정위 논리대로라면 향후에도 CJ헬로비전과 같은 케이블TV 사업자의 인수가 사실상 불가능해 진다.

결국 당초 목표대로 유료방송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으로 사업 기반과 고객을 늘리는 방법을 추진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방법은 대규모 자금과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성과를 낼 수 있어 SK텔레콤 입장에선 실익이 크지 않다.

딜 무산시 CJ헬로비전이 입을 타격은 SK텔레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CJ헬로비전 매각 대금을 활용해 주력 사업을 육성하려던 CJ그룹의 성장 전략에 차질이 빚어짐은 물론이고 CJ헬로비전이 직접적으로 입게 될 손실도 적지 않다.

당장 큰 폭의 기업가치(EV) 하락이 불가피하다. 공정위가 이번 심사에서 CJ헬로비전의 방송권역별 높은 점유율을 문제삼아 불허를 결정한 논리에 따른다면 CJ헬로비전은 향후 M&A를 재추진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거래가 가능하더라도 인수에 나설 수 있는 기업이 극히 제한적이라 CJ그룹 입장에선 제값을 받기가 어렵다. 유료방송 사업 확대 의지를 가진 사업자가 이통 3사 정도에 불과한데, 각각 유료방송과 이통시장 1위 사업자인 KT와 SK텔레콤은 인수가 불가능해 협상 후보가 LG유플러스 정도로 제한된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 발표 후 9개월 가량 사업 경쟁력과 영업력이 약화된 점도 큰 문제다. CJ헬로비전은 정부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투자와 영업 마케팅 활동 등을 최소화하면서 가입자수와 실적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둔 경영 전략을 펼쳐왔다. 피인수기업으로서 경영진 등 콘트롤 타워 교체를 앞둔 상태에서 공격적인 영업활동에 나설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CJ헬로비전의 경영실적은 올들어 하락세가 이어졌다. 매출과 수익성 모두 전년보다 줄었고, 투자 중단으로 디지털 전환율과 가입자당 매출액(ARPU) 증가세도 둔화됐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이후 CJ헬로비전은 SK브로드밴드와 사업 영역이 겹치는 영업권역에서 고객유치 활동을 제한하는 등 소극적인 영업전략을 펼쳐 왔다"며 "이로 인해 가입자수가 줄어들고 디지털 전환율도 제자리 걸음을 하는 등 영업 경쟁력이 전보다 낮아져 M&A가 무산될 경우 기업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회사 내부 조직문화와 임직원 사기에도 악영향을 미쳐 가치를 환산할 수 없는 무형 손실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케이블TV 사업이 쇠락하고 있어 외부 매각 없이 독자 생존을 결정하더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성장' 보다는 시장 입지와 기업 경쟁력이 꾸준히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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