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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형펀드 '격세지감', 스타펀드의 실종 [상반기 공모펀드 결산 ] "주식형펀드, 버리는 카드 신세 됐다" 한탄

박상희 기자공개 2016-07-08 10:15:15

이 기사는 2016년 07월 06일 15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반기 주식형펀드 시장에서 '스타'가 사라졌다. 액티브주식형펀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금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혜성 같이 등장한 몇몇 스타펀드가 체면을 세워줬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는 1000억 원 이상 자금이 유입된 펀드가 하나에 그칠 정도로 심한 부침을 겪었다. 업계에서는 "주식형펀드가 '버리는 카드'가 됐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6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1일까지 국내 액티브주식형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펀드는 '미래에셋스마트롱숏70증권자투자신탁1(주식)'으로 2170억원이 유입됐다. 1000억 원 이상 자금이 몰린 유일한 펀드였다.

500억 원 이상 자금이 유입된 펀드도 달랑 한 개에 그쳤다.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 및 '맥쿼리뉴그로쓰증권자투자신탁1(주식)',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증권자투자신탁(주식)'으로 각각 688억 원, 652억 원, 515억 원이 유입됐다.

연초 이후 액티브주식형 자금유입
*연초 이후(1.4~7.1) 액티브주식형펀드 자금유입 상위펀드
*출처: 한국펀드평가

지난해만 해도 '메리츠코리아증권투자신탁1[주식]'이 1조 3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쓸어담으며 돌풍을 일으켰고, 2014년도엔 '신영밸류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주식)'이 역시 조 단위로 자금을 쓸어담으며 '블랙홀'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상반기엔 판매사와 투자자의 관심을 잡아끄는 펀드가 없었다.

지난해 각각 4000억, 30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던 'KB중소형주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과 '삼성중소형FOCUS증권자투자신탁1[주식]' 등 중소형주펀드도 올해도 스타펀드를 배출하지 못했다. 맥쿼리뉴그로쓰펀드가 500억 원이 넘는 판매고를 올리긴 했지만 스타펀드 반열로 올라서기엔 뒷심이 부족했다.

스타 주식형펀드가 사라진 것은 성과 부진이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까지 고수익을 냈던 중소형주펀드와 배당주펀드, 그리고 헬스케어펀드 등이 주식시장 침체 속에 저조한 성과를 냈다. 대표펀드(A클래스) 기준으로 연초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9%에 육박하는 메리츠코리아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펀드에 가입했던 투자자들은 펀드 수익률이 하락하기 전에 서둘러 이익실현에 나섰고, 펀드 성과가 나빠지자 자금유입 속도는 눈에 띄게 둔화됐다. 오히려 환매 속에 수탁고가 줄어들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메리츠코리아펀드를 비롯해 지난해 많이 팔렸던 펀드들이 대부분 올해 성과가 고꾸라졌다"면서 "고객들에게 다른 주식형펀드를 추천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된데다, 다른 주식형펀드 성과도 대부분 마이너스여도 추천할만한 펀드도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보통 채권혼합형으로 설정되는 공모주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주식형펀드의 인기는 더욱 시들해졌다. 평소에는 채권 투자로 안정적인 성과를 내다가 공모주 투자로 플러스 알파를 노리는 공모주펀드에 연초 이후 50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브렉시트 등 국내외 금융시장 환경 불안 요소가 계속되면서 안정지향형으로 보수화 된 투자자층이 늘어나 채권형펀드 수요가 급증한 것도 주식형펀드 침체를 부추겼다.

업계에선 주식형펀드가 '버리는 카드' 신세가 됐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한 자산운용사 CIO(최고투자책임자)는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몇 년 동안 지속돼 온데다 올해는 대부분의 주식형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면서 주식형펀드는 더 이상 가망이 없는 것 아니냐"면서 "그나마 돈이 들어오는 채권혼합형이나 채권형펀드에 신경을 쓰는 운용사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몇 년 전에는 가치주펀드가, 이듬해는 배당주펀드가 인기를 끌었고, 지난해까지는 계속해서 중소형주펀드가 인기였다"면서 "올해는 주식형펀드에서 딱히 주목 받는 트렌드가 발견되지 않았는데,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주식형펀드 침체는 더욱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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