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7월 07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건설이 송도사옥 매각을 막고 있던 장벽을 모두 해소하고 본격적인 매수자 찾기에 돌입했다. 늦어도 올해 연말까지는 매각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매각 후 재임대(Sale & Lease Back) 방식을 통해 원매자의 공실률에 대한 부담을 줄여줄 계획이어서 매각이 원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건설은 자회사 피에스아이비가 쥐고 있던 3567억 원대 채무를 전액 인수했다고 최근 밝혔다. 특수목적법인 피에스아이비가 5년 전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에 위치한 포스코건설 본사 사옥을 짓기 위해 끌어왔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이다. 만기일까지 상환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고, 또 채권자인 하나은행이 만기 연장을 거부해 부도 사유가 발생하면서 포스코건설이 직접 채무를 가져오기로 했다.

포스코건설의 채무 인수 이유는 PF 대출 당시 피에스아이비의 2대주주(지분율 49%)로서 채무보증을 섰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이 시공도 직접 맡았다. 반면 피에스아이비의 최대주주(51%)인 시행사 테라피앤디는 보유 주식을 대출 담보로 제공했다. 따라서 빚을 갚아야 할 당사자는 포스코건설이 됐다.

이번 채무 인수를 통해 포스코건설은 송도 사옥 매각을 큰 무리없이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근질권을 확보하면서 해당 건물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송도 사옥 매각을 오랜 기간 검토해왔지만 최대주주인 테라피앤디의 반대로 이를 실현시키지 못해왔다.

포스코건설 송도 본사 사옥 전경.

테라피앤디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포스코건설은 올해 들어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송도 사옥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달 30일 만기가 돌아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피에스아이비가 상환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이 가져온 PF 대출금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ABCP다. 이를 대의변제하게 되면 근질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을 사전에 내리고 서둘러 주관사를 선정했다는 후문이다.

포스코건설은 늦어도 올해 말까지는 사옥 매각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서 원매자 태핑(수요조사)을 하고 있고, 이곳 저곳에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며 "늦어도 올해 말까지는 매각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각 방식은 세일앤리스백이 유력하다. 송도 사옥의 과도한 공실률로 인해 원매자가 매입을 꺼릴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송도 사옥은 2010년 7월 준공된 지 벌써 5년여가 지났지만 절반에 가까운 사무실이 공실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부지 개발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탓이다. 물론 원매자가 원할 경우 임대 없이 팔 수도 있다.

한 가지 걸림돌은 테라피앤디가 소송 등 법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남겨져 있다는 점이다. 테라피앤디와 포스코건설은 앞서 또 다른 문제로 법정 다툼을 벌인 바 있다. 테라피앤디는 피에스아이비를 앞세워 포스코건설을 상대로 330억 원대 임대료를 반환하라며 2013년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포스코건설은 절반 정도 금액을 피에스아이비에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근질권이 포스코건설에게 있다는 점에서 건물 매각에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건설이 올해 초 송도 사옥 매각을 위해 주관사를 선정할 당시까지만 해도 피에스아이비 최대주주인 테라피앤디를 설득하지는 못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제는 건물의 근질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별다른 문제 없이 건물 처분이 가능해진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