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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KB증권 사장 '안갯속', 윤종규 회장 복심은 [증권업계 지각변동]미래에셋대우 합병 작업과 대조적…양사 내부 임원 부담감 가중

민경문 기자공개 2016-07-13 11:44:58

이 기사는 2016년 07월 11일 10: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업계 지각변동의 최대 지원지 중 하나인 통합 KB증권의 초대 수장은 누가될까. 최근 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다. 이미 윤곽이 그려진 미래에셋대우와 달리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통합 작업이 끝날 때까지 인선을 최대한 늦출 분위기다. 몇몇 후보들이 거론되고는 있지만 풍문 이상의 가능성을 가늠할 여지조차 없을 정도로 안갯속이다.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 임원들을 중심으로 한 내부 인력의 '눈치보기'가 한층 더 가중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지난 5월 31일 현대증권 인수를 마무리했다. 6월 1일 통합추진단 발족을 기점으로 작업을 진행해 연말까지 통합 법인 출범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앞서 경기도 용인에서 진행된 워크숍에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등 양사 대표이사들이 참석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KB증권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왼쪽부터)이 지난달 27일 경기도 용인 연수원에서 개최된 현대.KB투자증권 통합 워크숍에서 화합과 교류의 의미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KB금융지주)

초미의 관심사인 통합 사장 자리의 주인공을 두고 설왕설래만 계속되고 있다. 일단 기존 전병조 사장과 윤경은 사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섣불리 예단하긴 힘든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증권 IB본부장 출신의 공현무 KB투자증권 부사장과 최근 현대증권 사외이사로 선임된 노치용 전 KB투자증권 대표를 거론하기도 한다. 아예 제3의 인물이 외부에서 영입될 가능성도 있다. 이미 몇몇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윤 회장이 통합 증권사 사장으로 낙하산 인사를 내려 보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여론의 눈치도 봐야 한다. KB국민은행 상임감사를 장기간 공석으로 놔두고 있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작년 1월 정병기 전 상임감사가 'KB 내분 사태'를 책임지는 차원에서 사퇴한 이후 공석을 유지하고 있다. 신임 감사로 청와대 인사가 거론되기도 했지만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지자 선임이 전면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CEO선임이 늦어지면서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 임직원들도 다소 동요하는 분위기다. 특히 임원들은 가시방석이다. 짐을 싸야 할지 말지까지 걸려 있는 사안이라 눈치만 보고 있는 양상이다. 일부 현대증권의 임원들의 경우 윤경은 사장의 거취에 따라 적지 않은 이탈이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이 결과적으로 양사의 영업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합 CEO가 단기간에 결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윤 회장은 연말 통합이 끝나는 시점에 CEO를 선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KB금융 계열사 고위 관계자는 "윤 회장이 오너가 아닌 만큼 섣불리 인사를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CEO후보들의 자질 검증을 위해 최대한 지켜보면서 내부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모습은 비슷한 시기 합병을 준비중인 미래에셋대우의 행보와 대조적이다. 최종 확정되진 않았지만 박현주 회장이 미래에셋대우 출범 이후 회장을 유지하면서 조웅기 사장과 홍성국 사장의 공동 대표이사 체제가 이미 유력한 상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박 회장은 우선협상자 선정 이후부터 속전속결로 통합을 진두 지휘했다"며 "오너 회사와 비오너 회사의 차이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KB로서는 대형 증권사 출범을 앞두고 있는 만큼 초대 사장직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은행계의 한계를 탈피할 수 있는 증권업 전문가이되 지주와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 인물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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