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단기조달 급증, 유동성 리스크 경고음 전단채·기업어음 8조 훌쩍, 자기자본 대비 33%
김진희 기자공개 2016-07-21 16:34:06
이 기사는 2016년 07월 15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의 단기자금 조달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자단기사채에 기업어음 잔액이 무려 8조 원을 넘어섰다. 콜 차입 규제의 반작용이라지만 증가속도가 빨라도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 나온다.단기자금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유사시 자금 경색이 발생하면 속수무책으로 상환부담에 노출되게 된다. 금융시장 시스템 리스크가 가중되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 전단채시장 '큰 손' 증권사 발행액 60% 이상
15일, 19개 국내 주요 증권사의 전자단기사채와 CP 발행액 합계는 8조 5346억 원이다. 이들 증권사 자기자본 합계(26조 1054억 원)의 32.7%에 달한다. 자기자본의 3분의 1 규모의 자금을 단기자금 시장을 통해 조달하고 있는 셈이다.
|
증권사들은 특히 전단채를 주된 조달 창구로 삼고 있다. 지난 3월 콜 차입 규제가 전면 실시되면서 일종의 풍선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15일 기준 전체 전단채 발행잔액 11조 3695억 원 중, 19개 증권사가 발행한 물량이 7조 247억 원으로 61.8%에 달한다. 증권사들은 명실상부한 전단채 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잡았다. 이들 증권사의 발행한도는 23조 4000억 원에 이른다.
NH투자증권이 가장 많은 액수인 2조 3050억 원의 전단채 발행잔액을 기록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8800억 원), 메리츠종합금융증권(7800억 원)이 뒤를 이었다. 교보증권, IBK투자증권, HMC투자증권도 2000억 원 이상의 발행잔액을 나타내며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전단채를 통한 활발한 자금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과 비교해 미래에셋증권은 발행한도를 2조 원에서 3조원으로 늘렸다.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은 9000억 원에서 1조 7000억 원으로, KB투자증권은 1조 원에서 1조 3000억 원으로 한도를 높여 조달 가능 규모를 확대했다.
◇ NH투자증권 단기조달금, 자기자본 절반 이상
자기자본 대비 가장 높은 비율의 단기자금을 운용하는 증권사는 NH투자증권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의 CP와 전단채 발행잔액은 2조 4700억 원이다. 자기자본(4조 4560억 원)의 55.4%로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전단채 발행잔액의 만기는 1일에서 6개월까지 포함돼 있으며 초단기물인 1일물 전단채는 6000억 원 가량이다.
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의 단기자금조달 비중은 대형사 중에서도 높은 편에 속한다"며 "공격적인 조달 전략인데 리스크 관점에서 보면 위험성 또한 높다"고 평가했다.
3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보유한 다른 증권사의 경우 메리츠종합증권은 자기자본의 32.4% 규모 자금을 단기자금으로 조달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13.9%다. 한국투자증권은 CP와 전단채 발행잔액이 없는 상태다.
소형사 중 가장 높은 비율의 자금을 단기자금 시장에서 조달하는 곳은 KB투자증권이다. 자기자본은 6301억 원이다. 전단채 발행잔액은 4700억 원, 기업어음 잔액 1900억 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104.7%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77.2%), 유진투자증권(59.3%)이 뒤를 이었다.
자기자본대비 50% 이상의 자금을 단기자금 시장에서 조달하고 있는 증권사는 NH투자증권, SK증권, 동부증권, 메리츠종합금융증권,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KB투자증권 등 7곳이다.
단기자금 조달의 효율성을 인정하면서도 유사시 리스크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단기자금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고금리 투자를 하는 것은 효과적"이라면서 "중소형사의 경우 KB투자증권처럼 사업 모델에 따라 단기자금 조달 비율이 높은 곳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또 "단기자금 위주로 조달하다 보면 평소에는 성과가 좋지만 유사시 유동성 위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은 "자산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에 부채규모도 큰 면이 있다"며 "1일물 비중이 높지 않고 부채와 매칭된 자산의 질을 따져봤을 때 국공채와 현금성 자산 위주로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