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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이 많아서 위기인가

박경호 교수공개 2016-07-20 16:45:44

이 기사는 2016년 07월 19일 1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골프장 산업이 위기라고 한다. 골프장 수가 너무 빠르게 늘어난 것이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다. 과연 그런가.

우선 골프장이 몇 개나 있는지 세어보자. 한국골프장경영자협회가 제공한 골프장 등록 현황을 살펴보면, 2016년1월1일 현재 우리나라에는 483개의 골프장이 운영되고 있다. (군 골프장 29개 제외)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골프장 하나에 72홀이 있는 경우도 있고, 9홀도 있다. 27홀 짜리 골프장인데, 18홀은 회원제로, 9홀은 대중제로, 두 번 등록한 경우도 많다. 이것을 똑같이 골프장 ‘하나'라고 규정해서는, 실제적인 골프장 공급량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18홀을 골프장 하나로 환산하는 것이다. 그렇게 다시 세어보면 우리나라에는 현재 516개의 골프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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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년간의 자료를 살펴보면, 골프장은 1980년 이래 매년 10%씩 꾸준히 증가해오고 있다. 2014년부터는 증가 폭이 급격이 둔화되어 2015년 증가 폭은 1.3%에 불과하다. 일단 골프장이 너무 빨리 늘어나서 위기가 생겼다는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 그럼 무엇이 문제였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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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내장객 수를 살펴보자. 1999년에 1000만 명을 넘어섰고, 2013년에는 3000만 명을 넘어섰다.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2014년도 3300만 명을 기록했고, 2015년에는 3500만 명으로 추정된다. 2015년 프로야구 관중수가 710만 명이다. 5배에 해당한다. 영화 관객수 2억2000만 명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골프장 공급이 일정한 속도로 증가한 반면 골프장 수요는 증가속도에 변화가 심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두 번의 침체기다. 1998년 IMF 금융위기 시기,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 시기다. 2008년 이후 골프장의 영업이 힘들었던 것은 두번째 수요 충격의 영향이 컸다고 할 수 있다. 골프장이 많아져서 힘들어졌다고 것은 거짓말에 가깝다.

골프장 공급과 수요의 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18홀 당 내장객수를 살펴보자. 1988년에 6만 명을 돌파했고, 1996년에는 8만5000명을 기록하기도 한다. 1차 수요충격이 있었던 1998년 이후 2008년까지 평균 7만 명 정도의 안정적인 내장객을 유지한다. 1차 수요 충격은 빠르게 극복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2차 충격의 여파는 컸다. 2010년 이후 6만5000명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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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일단 향후 5년 정도는 골프장 공급이 중단된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골프장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토지를 매입하고, 인허가를 받고, 공사를 마치는데 까지 보통 3~5년이 걸린다. 그러니 5년 정도는 새로운 공급이 있더라도 완만하게 늘어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반면 골프 수요는 확연히 회복하는 모습이다. 제3차 수요 충격이 없다고 가정하면 골프장 내장객이 다시 7만 명을 회복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18홀 당 내장객수는 확연히 개선되고 있다. 골프장 관계자들이라면 2016년 상반기까지 이런 추세가 계속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일단 내장객이 늘어나고 있다면 골프장의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경영개선을 이루어 낼 수 있다.

하지만 얼마나 개선되고 있는지는 아무도 정확히는 모른다. 한국골프장경영자협회에서 내장객수를 발표하지 않기 때문이다. 2014년까지 매년 골프장 현황과 골프장 내장객수를 충실히 발표해 오던 협회였기에, 2015년 내장객수를 발표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다.

왜 그랬을까. 협회에 물어본 적도 없고, 협회가 합당한 이유를 말한 적도 없다. 아무도 이유를 모른다. 협회의 직무 유기를 그냥 지켜볼 수 밖에 없다. 특정한 목적을 위해서, 어떻게 해서든 골프장이 어렵다는 여론을 만들기 위해서 객관적인 숫자를 숨기고 있는 것만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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