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한진해운 리스크' 어디까지 시장성 조달 사실상 끊겨, 대한항공 추가 등급 하향 여부 관건
정아람 기자공개 2016-07-22 13:24:00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0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은 2016년 상반기 정기평가에서도 등급 하향이 지속됐다. 자율협약에 들어간 한진해운(CCC)은 회생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놓고 채권단과 줄다리기 중이며,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BBB+)이 추가 지원에 나설 것인지 여부가 시장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한진해운을 포함한 계열사에 다양한 형태로 자금 지원을 해 왔지만 사실상 이제는 한계에 부딪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한항공이 지속적으로 그룹 리스크에 발목을 잡히는 모습을 보일 경우 추가 등급 하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대한항공, 국내 시장성조달 사실상 스톱…해외 ABS·영구채 등 의존
대한항공은 자체 실적만 놓고 보면 최근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 저유가와 항공산업 성장세에 힘입은 부분이 컸다.
국내 시장성 조달은 사실상 막힌 상황이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 회사채 발행을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서는 기관투자자들의 참여 미달 상황이 지속됐다. 다만 항공기 산업 특성상 낮은 신용등급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항공기 유동화(ABS)나 해외 수출입은행 등의 신용보강을 통한 회사채 발행이 가능하다는 점은 호재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해외 항공사 중에서도 투기등급임에도 불구하고 신용보강을 통한 항공기금융 조달은 무탈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항공기자산은 시간이 지나도 감가상각이 크지 않아 최악의 경우 사업기반 축소를 각오하고 보유 항공기를 매각이라도 할 수 있다는 점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성 조달은 어렵겠지만 다양한 수단을 통해 신규항공기 도입 등 CAPEX 투자에 소요되는 자금을 자력으로 마련할 여력은 된다는 해석이다.
◇한진해운 리스크 여전…LA 호텔 투자 지원은 '부정적'
결국 대한항공의 신용도 및 시장 접근성을 가장 크게 제약하는 것은 그룹 차원 리스크다. 현재 한진해운 채권단은 한진그룹에 약 1조 원으로 추산되는 구조조정 부족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을 통해 이 중 4000억 원 가량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회사도 실질적으로 대한항공에서 더이상 그 정도 자금을 쥐어짤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신평3사가 대한항공에 모두 '부정적' 등급전망을 달아놓은 상태에서 어떤 형태로든 추가 지원이 이뤄질 경우 단시일 내에 등급 하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미 과거에 한진해운에 채권(투자유가증권 4448억 원, 영구채 2200억 원) 형태로 지원한 자금은 손상 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LA에 세워지고 있는 윌셔그랜드 호텔과 관련된 투자 역시 대한항공 신용도를 제약하는 요소로 꼽힌다. 현재 대한항공은 계열사 HIC를 통해 해당 호텔 개발사업에 2300억 원 투자와 4억 달러 규모의 지급보증, 3122억 원의 출자, 대한항공 보유 한진해운 주식 약 4500억 원 규모 담보제공 등을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이나 그룹 입장에서는 LA에 호텔을 세운다는 상징적 의미도 있고 승계작업과도 연관된 만큼 무리하고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과연 호텔이 완공될 때까지 그룹이 버틸 수 있는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호텔 사업의 경우 통상적으로 투자자금 회수에는 수십 년 단위로 장기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고, 워낙 규모가 커 유사시 현금화하기에도 어려운 자산이라는 분석이다. 해당 호텔 사업을 포함한 계열사 지원에 대한항공이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점은 대한항공 신용도에 부정적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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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구조 단기화 지속, 관련 지표 개선 여부 관건
한진그룹 그룹 합산 부채비율은 588%다. 5개년 평균 2조 5000억 원 수준의 EBITDA를 창출하고 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을 통해서 CAPEX와 금융비용(5개년 평균 8000억 원 수준)을 충당하지 못한 지 오래다. 최근 유가 하락으로 항공부문과 해운 부문이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업종 특성상 실적 가변성이 크다.
그룹 내 상장사들의 시가총액 합산 금액은 2015년 말 4조 6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조 원 이상 감소해 그나마 유사시 지분가치를 활용한 자금조달 폭도 감소하고 있다. 그룹 전체 장기성차입금 비중은 2015년 말 59.7%였지만 이 중 대부분이 항공과 선박 관련 장기차입인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차입구조는 단기화된 편이다.
회사채/총차입금 비중은 2012년 30.4% 수준에서 2015년 말에는 22.2% 수준으로 감소했다. 현금성자산/단기성차입금 비중도 2012년 30% 수준에서 2015년 19.6% 까지 감소해 같은 시기 국내 16개 그룹 평균인 52.6% 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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