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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직면한 인삼공사에 대한 우려 [thebell note]

이효범 기자공개 2016-07-26 08:18:54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5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어려운 질문입니다"

최근 KT&G 기업설명회(IR)에 참석한 한국인삼공사(이하 KGC)의 한 임원은 마이크를 잡고 이같이 말했다. 김영란법이 시행될 경우 KGC에게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머릿속이 복잡해 보였다. '노 코멘트'의 의미보다는 향후 미칠 수 있는 파장에 그동안 고심한 흔적이 역력한 대답이었다.

그는 이어 "선물 수요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법이 시행되면 어느 정도의 영향이 있다고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며 "고객의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GC의 홍삼을 선물용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는 적지 않다. 건강기능식품인 홍삼은 전 연령대가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과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으로 인기가 많다. KGC의 정관장 홍삼은 타사의 홍삼제품과 비교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기업설명회에서 김영란법이 미칠 영향을 궁금해하는 질문이 나온 것도 홍삼 선물 수요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선 KGC 임원 역시 "국내 선물 문화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다만 기대와 달리 구체적인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

사실 KGC는 주요 수출국인 중국에서 이미 유사한 경험을 했다. 지난 2013년 출범한 시진핑 체제는 중국 내 반부패운동을 벌이며 대대적인 단속과 사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뿌리삼 수출 확대에도 제동이 걸렸다. 2011년과 2012년 1000억 원을 넘어섰던 KGC의 수출 규모는 2013년 922억 원으로 감소했다. 2014년과 2015년에도 각각 837억 원과 817억 원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KGC는 수출 규모를 회복하기 위해 주력제품에 변화를 주고 있다. 고급 홍삼에 속하는 뿌리삼 수출 확대에 차질을 빚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홍삼 가공 제품 수출 확대 방안을 모색 중이다. 현지에서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홍삼 가공 제품의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 외에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중국 반부패 운동과 국내 김영란법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 법 시행 이후 벌어질 시장 상황에 대해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주요 수출국인 중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선물 수요에 타격을 주는 비우호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9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시장을 거울 삼아 더욱 기민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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