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 레버리지 평가 기준 강화할 것" 서신평, 베일인 도입 등 정책 변화 주목…"신용위험 확대 대책 마련해야"
김병윤 기자공개 2016-07-29 15:28:24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7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신용평가가 국내 증권사들에 대한 레버리지·차입부채의 평가 기준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베일인(Bail-in, 고통분담) 제도 도입 등으로 국내 금융사 신용도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베일아웃(Bail-out, 구제금융)에 대한 기대가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정승환, 신윤섭 서울신용평가 크레딧 연구원은 27일 이슈 리포트 '국내외 증권사의 엇갈린 행보'를 발표했다. 국내 대형 증권사 6곳(NH·미래에셋대우·삼성·현대·미래에셋·한투)과 글로벌 투자은행 빅2(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의 비교분석을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외 증권사의 사업구조와 재무구조가 정반대 방향으로 전개된 배경과 과정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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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후 엇갈린 행보…국내 증권사 '외형 확대', 글로벌 IB '레버리지 축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국내 증권사와 글로벌 IB의 행보는 엇갈렸다. 국내 증권사들은 대형 투자은행(IB)을 꿈꾸며 꾸준히 외형을 키워왔다. 주로 차입 부채를 대거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그 결과 상당한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레버리지 배율이 꾸준히 확대되었다.
반면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대형 투자은행들은 외형 확대를 멈추고 수익 안정성 강화에 주력했다. 차입부채를 줄이고 자본을 확충해 나갔다. 30배에 근접했던 레버리지 배율을 10배 이내로 끌어내렸다. 레버리지를 높이는 사업은 과감히 줄였다.
여전히 국내 증권사의 레버리지 배율은 글로벌 투자은행보다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서신평은 차입부채비중[(차입부채-매도증권)/자기자본]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자금조달 관련 리스크를 보다 직접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글로벌 IB의 경우 차입부채는 2006년 1535%에서 지난해 352%로 크게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증권사의 차입부채는 287%에서 566%로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정 연구원은 "증권사 차입부채에는 환매조건부채권(RP)과주가연계증권(ELS)과 같은 고객차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국내 증권사와 글로벌 IB 간 차입부채 비중이 엇갈리는 이유는 고객차입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대형 투자은행들의 위기를 촉발시킨 것이 바로 대규모 RP 환매였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무디스(Moody's) 등은 자본시장 위주의 자금조달을 변동성 확대 요인인 신뢰민감형 자금조달(Confidence Sensitive Funding)로 규정했다"고 밝혔다. 평가기준이 변하면서 글로벌 IB 빅2의 신용등급은 2006년 Aa3(AA-)에서 2013년 Baa(BBB) 수준으로 낮아졌다.
반면 국내 신평사들은 대형 증권사들의 신용등급을 1~2단계씩 상향 조정했다. 대규모 유상증자가 반영된 결과다. 신 연구원은 "국내 신평사들은 고객차입부채의 변동성에 대해 글로벌 평가사들과 시각을 달리 했다"며 "정책적 지원이 확실하다면 자금조달 구조는 그다지 중요한 변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이 더 중요한 요소로 평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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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뀐 분위기…글로벌 IB '신용도↑', 국내 증권사 '레버리지 규제'
금융위기 후 기조는 최근 반전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IB의 신용등급은 A-로 반등했다. 오랜 구조조정에 따른 안정화를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국내 증권업계는 최근 레버리지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당국이 레버리지 배율을 규제하기 시작한 것. 정 연구원은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당국의 규제가 단발성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글로벌 IB의 사례를 감안하면, Bail-in(고통분담) 제도 도입은 상당히 큰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는 정책적 지원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된 것"이라며 "당국이 속도 조절은 하겠지만 어쨌든 제도의 방향이 바뀌면 레버리지와 차입부채에 대한 평가기준 강화는 피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제도 변경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하락을 단정할 필요는 없다"며 "환경이 변하더라도 미리 흐름을 파악하여 적절히 대응하면 신용위험 확대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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