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이냐 도태냐, 기로에 선 하나금융투자 [증권업계 지각변동]외환銀 업은 하나지주, 자금여력 약화...관건은 지도부의 '증권업 지원의지'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8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4대 은행계 증권사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NH농협금융과 KB금융은 각각 우리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을 인수해 계열 증권사에 힘을 보탰다. 신한금융은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으로 신한금융투자의 덩치를 불릴 계획이다. 이제는 남은 건 하나금융투자다.
이대로 가다간 '그저 그런' 중소형 증권사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감돈다. 이미 외환은행 인수에 무려 5조 원을 소진한 하나금융의 대규모 지원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 IPO, M&A 방안도 거론되는 가운데 결국 증권업에 대한 하나지주의 확장 의지가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4대 은행계 증권사 중 자기자본 '최하위', IB비즈니스 위축
하나금융투자는 그 동안 크게 튀지 않지만 꾸준한 이익을 내는 은행계 증권사의 전형적 모습을 보여왔다. 최근 3년간 평균 영업순수익 점유율은 4%대로 나쁘지 않았다. 올해 1분기 우발채무 역시 자기자본의 20%에 그칠 정도로 부동산 PF를 둘러싼 신용위험은 제한적이었다.
분위기가 바뀐 건 KB금융과 신한금융 등 경쟁사들의 행보가 달라지면서부터다. 각각 현대증권 인수와 대규모 유상증자 등으로 자기자본 3조 이상 증권사 보유를 눈앞에 두고 있다. 4대 은행계 증권사 가운데 자기자본이 3조 원을 밑도는 곳은 하나금융투자(올해 3월 말 기준 1.8조 원)가 유일하다. 지방 은행계 증권사보다는 크지만 메리츠종금증권(1.7조 원) 정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
아직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는 수뇌부에 대한 내부 임직원들의 불만도 적잖이 감지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은행계 증권사로서 워낙 보수적인 데다가 사고만 치지 않으면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라며 "이제 경쟁사들도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는 만큼 뭔가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IB부서만 보더라도 주식자본시장(ECM)과 부채자본시장(DCM) 등의 실적 순위는 이미 10위권 밖을 맴돌고 있다. 그렇다고 다른 중소형 증권사처럼 무리해서 부동산 PF 등에 '올인'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최근 IB헤드를 포함한 간부급 인사 교체가 이뤄지긴 했지만 실질적인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실탄 떨어진 하나지주..."은행 위주 포트폴리오 강화 가능성"
문제는 하나금융지주의 대규모 자금 지원이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이다. 외환은행 인수자금만 5조 원이었는데 절반 이상을 차입에 의존했던 터였다. 2012년 인수를 마쳤고 지난해 합병까지 이뤄졌지만 이에 따른 후유증은 여전한 상태다. 하나금융투자 자기자본을 3조 원까지 맞추려면 1조 2000억 원을 추가로 넣어야 하는데 이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인수금융을 최대한 활용해 하이투자증권(자기자본 7000억 원) 등 제3의 증권사를 인수하고 모자라는 자금을 하나금융지주가 지원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기도 한다. 하나금융투자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외부에서 자금을 충원하는 것도 방법이다.
관건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를 포함한 수뇌부의 의지다. 자기자본을 늘린다고 해서 향후 수익이 보장되는 것이 아닐 뿐더러 오히려 자기자본이익률(ROE) 부담만 커질 수 있다. 여기에 최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합병 시너지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변수가 되고 있다. 하나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연결)은 7990억원을 기록, 통합 이전인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시장 관계자는 "하나금융투자의 1년 순익이 1000억 원 내외에 불과하고 증자 이후 순익이 그만큼 늘어날 수 있을 지도 고민해야만 할 것"이라며 "하나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아예 은행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좀 더 강화하는 방안을 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