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플렉스, 애플 납품 이력 '리스크'에서 '기회'로 과거 삼성 1차벤더 제외 요인…내년 애플용 FPCB 대형수주 기회로
이경주 기자공개 2016-08-11 10:23:07
이 기사는 2016년 08월 09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삼성전자 1차 벤더 부품사들은 대부분 다른 세트업체를 고객사로 두지 않는다. 정보 유출과 사업 집중도 약화 등을 삼성전자가 문제 삼고 패널티를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국내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1위 업체인 인터플렉스가 대표적이다. 인터플렉스는 애플에 FPCB를 납품하며 매출처 다변화에 성공했지만, 삼성전자에 미운털이 박혀 한때 1차 벤더에서 제외되는 수난을 겪었다.
그런데 최근 인터플렉스의 애플 납품 이력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과 대규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이 패널에 부착되는 FPCB를 인터플렉스가 주력으로 공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9일 다수의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OLED패널 공급계약으로 파생되는 다양한 부품·소재 하청업체 선정을 대부분 마무리 지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선정하지만 패널 수급자인 애플이 총감독하는 구조다. 애플은 각 부품들의 품질이나 생산공정까지 직접 점검하며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기밀유지협약(NDA)을 맺고 발주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업체나 계약 규모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는 FPCB 부품쪽에서 국내 인터플렉스와 BH, 일본 니폰멕트론(Nippon Mektrom) 등 3개사가 선정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터플렉스가 70%, 니폰멕트론 20%, BH 10% 수준으로 초도물량 분배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당사자들은 함구하고 있다.
업계는 애플이 내년 하반기 아이폰 신제품부터 OLED패널을 적용하기로 한데 따라, 삼성디스플레이가 약 8000만대 수준의 OLED패널을 내년 공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패널에 부착되는 디스플레이용 FPCB는 개당 단가가 5~10달러 수준으로, 애플용 물량은 총 4500~9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7(인터플렉스)대 2(니폰멕트론)대 1(BH) 비중으로 배분이 됐다는 이야기가 업계에 퍼진 상태"라며 "NDA에 때문에 확인되지 않는 불명확한 정보이긴 하지만 정황상 설득력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애플의 기존 디스플레이용 FPCB 메인 벤더는 니폰멕트론이었다. 하지만 애플이 디스플레이 패널을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메인 벤더자리를 국내 업체에게 넘겨줄 가능성이 높았다는 평가다. 니폰멕트론이 주로 LCD용 FPCB를 생산해 OLED용은 생산수율이 아직까지는 국내 업체에 밀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반면 인터플렉스는 기존 애플과 거래를 했던 이력이 기회로 작용해 메인벤더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인터플렉스는 애플 매출 비중이 20~25% 수준으로 주로 테블릭PC용 FPCB를 애플에 공급하고 있다. 인터플렉스는 물량은 많지 않지만 디스플레이용 FPCB도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해왔기 때문에 수율은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공장가동률이 상반기 기준 50% 수준에 불과해 생산능력이 충분한 것도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반면 BH는 기대보다 배정 물량이 적다는 평가다. BH는 현재 삼성디스플레이 FPCB 메인벤더로 전체물량의 60~70% 수준을 공급하고 있어 애플용 물량도 같은 비중으로 수주가 기대됐었다. 하지만 현재 공장을 풀가동할 정도로 생산능력이 충분치 않아 소규모 배분에 그쳤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앞선 관계자는 "애플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부품 조달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공장증설이 필요한 BH보다는 거래관계도 있는 인터플렉스가 메인벤더로 적합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BH도 증설을 통해 물량을 더 확보하려고 노력하고는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애플이 들어 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인터플렉스는 애플 납품 이력이 '리스크'에서 '기회'로 바뀌었다는 평가다. 인터플렉스는 애플과 거래를 시작하면서 2012~2013년에 삼성전자 1차벤더에서 제외되면서 경쟁사를 통해 FPCB를 납품해야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이후에도 삼성전자로부터 지문인식용 홈버튼 등 수익성이 낮은 부품들을 수주하는 등 관계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 애플의 선택을 받아 그간의 고초를 보상 받게 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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