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8월 23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동안 잠잠했던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은행장 겸직 문제가 슬슬 거론되는 분위기다. 임기의 2/3를 채워가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겸직을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다.윤 회장은 지난 2014년 11월 KB금융지주 회장직에 취임하며 당분간 국민은행장 직을 겸임하기로 했다. 회장과 은행장이 대립했던 KB사태 직후 취임했던 특수 상황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확보하고자 한 방책이었다.
당시 윤 회장은 "조직 안정, 경쟁력 강화와 리딩뱅크 복귀를 위해 당분간 회장과 국민은행장을 겸임하기로 이사회와 의견을 모았다"며 겸직 분리 시기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분리할 예정이며, 조직이 안정되고 고객신뢰를 회복하는 한편 승계프로그램의 기초를 다졌다고 판단될 때"라고 설명했다.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난달 21일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규정을 확정했다. 여기엔 CEO 자격요건, CEO 후보자군 관리, CEO 선임절차 등 회장 선임과 관련한 기본적인 원칙과 절차가 담겨 있다. 윤 회장이 언급했던 승계프로그램의 원칙이 정해진 셈이다.
최근 은행장 분리에 대한 추측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직 안정이나 고객 신뢰의 경우 객관적인 지표로 판단하기 어려우나, 승계 프로그램을 확정했다는 것은 은행장 분리의 시기가 가까이 왔다는 것 아니겠냐는 분석이다.
또한 LIG손해보험이나 현대증권 인수 후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 비중이 커진 점도 은행장 분리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그동안 은행장 겸직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그룹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 부문에 대한 재정비였다. 하지만 연말까지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통합작업이 완료되면 그룹내 비은행 계열사의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 시기를 즈음해 은행장 선출도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정작 KB금융 내부에서는 은행장 분리에 대해 다소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임원은 "은행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윤 회장이 두 직책을 겸직하며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기에 KB가 빠르게 안정될 수 있었다"며 "아직 리딩뱅크 등 목표한 바를 완전히 달성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외부의 시선이 어찌됐건 (겸직체제를) 조금 더 지속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작 은행장 분리 시점 문제는 누구보다도 윤 회장 자신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사안일 터다. 지금까지의 윤 회장의 행보를 감안하면 사사로운 감정 개입 없이 조직에 가장 도움이 되는 시점이라고 판단될 때 분리 결정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 다만 이 과정에서 거셀 것으로 예상되는 외부의 압력에도 충분히 맞설 체력이 겸비돼 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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