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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비스, 삼양사 산업자재 인수 '그늘' [Company Watch]양수價 668억 외부조달 불가피..수익성 미지수

김장환 기자공개 2016-09-07 08:19:43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1일 16: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폴리에스터 섬유 생산 전문 기업 휴비스가 관계사 삼양사로부터 산업자재 사업부문을 넘겨받기로 하면서 인수 자금을 과연 어떻게 마련할 지 주목된다. 기본적으로 양도가액이 보유 현금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거액의 외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휴비스는 지난달 31일 삼양사와 산업자재 사업부문의 영업과 관련된 모든 권리 및 유·무형 자산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수가액은 668억 원에 달하며, 양수일은 오는 11월 1일로 잡혔다. 삼양사는 같은 날 삼양홀딩스로부터 무역사업 부문을 가져오기로 했다고 알렸다. 결국 그룹사의 사업부 개편과 맞물려 단행된 정리 작업으로 해석된다.

삼양사가 휴비스에 넘기기로 한 산업자재 사업부는 고강력사(PET 장섬유), 스판본드(부직포), 지오그리드(PVC코팅 그물) 등 섬유 관련 재료를 생산하는 분야다. 휴비스는 의류와 인테리어, 자동차 타이어코드지 등에 들어가는 폴리에스터 장섬유(FY)와 자동차용 부직포, 소파, 침구 등에 재료로 쓰이는 단섬유(SF) 등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따라서 분야 자체만 놓고 보면 양쪽의 통합에 이질감은 없다.

하지만 휴비스가 이 정도 자금을 들여 과연 사올 만한 가치가 있는 사업부문인지는 시장에서도 이견이 있다. 산업자재는 일단 매출액 규모로 보면 삼양사의 '화학 부문' 사업에서 가장 밑단을 차지하고 있었다. 해당 부문은 삼양사의 연간 총 매출액에서 5%대 비중 밖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산업자재 부문 매출은 826억 원으로 연결기준 삼양사 매출(1조 4458억 원)의 약 5.7%를 차지하고 있다.

수익성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화학부문에 가려져 별도의 실적 등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연간 600억 원대 매출을 기록한다는 점을 봤을 때는 해당 부문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등은 크게 미흡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애초 비슷한 업종을 영위하는 휴비스의 마진율을 척도로 볼 수도 있다. 휴비스의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은 4297억 원, 영업이익은 약 80억 원으로 이익률이 1.86%에 그친다. 지난 3년간 꾸준히 마진이 줄고 있다.

다만 휴비스는 이번에 가져올 산업자재 부문 수익이 휴비스의 이익률보다 양호한 상태란 입장이다. 휴비스 관계자는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률이 감소했지만 2009년 이후 영업흑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아울러 산업자재 부문의 이익률은 휴비스의 현재 마진보다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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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적 측면 외에, 자체 자금으로 양수대금을 충당할 수 없는 상태란 점도 주목된다. 6월 말 별도기준 휴비스가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은 356억 원 수준에 그친다. 11월 1일 거래가 완료될 시점에 변화가 발생할 여지는 있지만, 과거 몇 년간 흐름을 봤을 때 이보다 급격히 자금력이 오를 것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물론 현재 쥐고 있는 현금을 모두 양수대금에 쏟아 붓는다는 것도 비현실적이다.

휴비스는 결국 삼양사에 668억 원에 달하는 돈을 주고 산업자재 부문 인수 거래를 종료하기 위해 외부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어느 정도의 재무 부담은 불가피하다. 휴비스의 재무여력이 현재 크게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가져온 사업부가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고, 또 금융이자마저 제대로 감당해주지 못한다면 휴비스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휴비스는 올 6월 말 별도기준 부채총계 3617억 원, 자본총계는 3611억 원으로 100.15%대 부채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1517억 원대 총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고, 이 기간 자산총액은 7228억 원으로 20.99%대 차입금의존도를 나타냈다. 만약 산업자재 인수대금 668억 원을 전액 외부에서 조달하게 되면 차입금의존도는 27.67%, 부채비율은 118.65%까지 오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확한 수치를 알기 위해서는 거래 종료 시점에 재무여력을 다시 살펴봐야 하지만,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휴비스 측은 이에 대해 "재무구조가 다소 약화될 수는 있지만 신규 사업 진출로 인한 일시적인 부채비율 상승은 어떤 우량 회사나 일반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며 "사업적 시너지 등 효과 등 긍정적 측면을 배제하고 (재무여력 등 일시적인 현상을) 부정적으로만 판단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삼양그룹 입장에서는 이번 거래 덕분에 향후 필요한 투자비 마련과 사업부 재정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삼양사는 해당 자금을 활용해 삼양홀딩스로부터 무역사업 부문(약 123억 원)을 양수받아 설탕 제조업과 시너지를 늘릴 수 있게 됐고, 또 삼양홀딩스는 지주사 역할에만 충실할 수 있게 됐다. 거래가액을 고려하면 삼양사는 이를 통해 약 545억 원대 자금을 쥐게 됐다. 하반기나 내년 초 생산설비 등 투자비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휴비스는 삼양사와 SK케미칼이 설비 현물출자 등 방식으로 지난 2000년 11월 공동 설립한 기업이다. 애초 50대 50이었던 지분율은 외부 투자자들을 끌어오면서 현재 25.5대 25.5로 축소됐다. 삼양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기존 삼양사 명칭은 삼양홀딩스로 변동됐다. SK케미칼과 삼양사 출신 인사들이 CEO 등 임원 자리를 번갈아 맡아가며 회사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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