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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사, 이노켐에 보증 선 사연은? 미쓰비시상사 원료 공급 확대 요청…820억 규모 신용 보강

이효범 기자공개 2016-03-31 08:34:14

이 기사는 2016년 03월 30일 13: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사가 그룹 내 계열사인 삼양이노켐의 원료 매입대금에 보증을 제공해 관심을 끈다. 앞서 삼양이노켐의 대출에 대해 자금보충약정 등으로 연대보증을 제공한 적은 있지만 원료 매입에 대해 보증을 제공한 것은 이례적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사는 최근 삼양이노켐이 미쓰비시상사로부터 구매하는 원료대금에 대해 채무보증을 제공했다. 보증 금액의 한도는 820억 원이다. 삼양이노켐이 미쓰비시상사로부터 향후 공급받게 될 원료의 규모다. 삼양사는 채무보증을 제공해 삼양이노켐으로부터 보증수수료를 받게 된다.

삼양사는 지난 2013년 삼양이노켐이 KEB하나은행으로부터 받은 대출 1140억 원에 대해 삼양홀딩스, 삼양바이오팜 등과 연대해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하기도 했다. 또 삼양이노켐을 제외한 계열사 및 해외법인의 금융기관 대출에 대해 지급보증 및 담보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계열사의 원료 매입대금에 대해 보증을 제공한 사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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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사의 보증은 비스페놀A(이하 BPA) 생산업체인 삼양이노켐이 원료 공급처에 미묘한 변화를 준 것과 연관성이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삼양이노켐은 BPA 생산에 필요한 원료인 페놀, 큐멘, 아세톤 등을 국내외에서 공급받았다. 국내에서는 주로 LG화학 등에게서, 해외에서 미쓰비시상사로부터 원료를 구매했다.

삼양이노켐은 올해 들어 미쓰비시상사에게서 공급받는 원료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같은 논의는 미쓰비시상사가 원료 공급을 늘릴 수 있게 해달라는 제안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미쓰비시상사가 지난해 사상 첫 적자를 내면서 일감 확대에 나선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삼양이노켐은 미쓰비시상사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아야 할 의무는 없었지만 이같은 요청을 받아들였다. 미쓰비시상사가 작년 말 기준 지분 2.71%를 보유한 주주이고, 미쓰비시와의 오랜 협력관계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삼양이노켐은 지난 2009년 설립 당시 삼양홀딩스와 미쓰비시상사가 각각 '80대20'의 지분비율로 출자해 설립된 조인트벤처(JV)다. 당시 새로운 사업에 뛰어드는 과정에서 삼양홀딩스는 외부에서 투자를 유치해 리스크를 줄이는 대신, 미쓰비시상사는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해 삼양이노켐에 원료를 공급했다.

삼양이노켐 영업실적 및 자본 추이

하지만 미쓰비시상사가 국내 원료 공급을 확대하기로 하는 과정에서 삼양이노켐의 낮은 신용도는 걸림돌로 작용했다. 삼양이노켐은 수년째 BPA의 시황 악화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작년 말 매출액 2028억 원, 영업손실 105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적자는 설립 이후로 5년째 이어지고 있다.

자본은 완전 잠식된 상태다. 지난해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33억 원이다. 매년 쌓이는 결손금으로 인해 자본이 급감했다. 최대주주인 삼양홀딩스가 자본을 수혈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양사가 삼양이노켐의 원료 매입대금에 보증을 서면서 문제를 해결했다. 재무구조가 악화된 삼양이노켐의 원료 매입을 보다 원활하게 만들기 위한 조치였다.

특히 삼양사는 삼양이노켐-삼양화성-삼양사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구도에서 정점에 위치해 있다. 삼양화성은 삼양이노켐이 생산한 BPA를 원재료로 폴리카보네이트(PC)를 생산해 삼양사에 공급한다. 삼양사는 사들인 PC를 재판매하거나 컴파운드 제품 생산의 원료로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수직계열화 구도에서 삼양이노켐이 원료를 공급받지 못할 경우 삼양사가 적잖은 타격을 받게된다는 점도 보증을 선 이유 중 하나다.

삼양사 관계자는 "삼양홀딩스의 파트너인 미쓰비시상사와 합작투자 시 제안했던 원료 구매 공급권을 재활성화 하는 차원"이라며 "삼양이노켐의 손익 및 채권·채무관계가 삼양사와 연관성이 크기 때문에 이번 보증을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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