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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家 소유 재산커뮤니케이션즈, 헐값 평가 '해프닝' 기업가치 추정 '주식매수청구가' 1/10 오기, 2시간 뒤 정정 '혼란 야기'

박창현 기자공개 2016-09-13 08:25:00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9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이 오너 일가 소유 가족 기업의 합병 등 중대한 사업 재편 공시 과정에서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가 수정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CJ 측은 이재현 회장의 동생 이재환 대표가 소유한 재산커뮤니케이션즈의 합병 반대 주식매수 가격을 정상 평가금액보다 현저히 낮게 표기했다. 곧바로 시장에서 기업 가치 산정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고 CJ그룹 측은 단순 기재 오류였다며 곧바로 정정공시를 냈다.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비상장 오너 기업의 기업가치 산정이 민감한 이슈인 만큼 보다 신중하고 철저하게 준비를 했어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CJ그룹은 최근 CJ올리브네트웍스와 CJ파워캐스트, 재산커뮤니케이션즈를 아우르는 대대적인 사업 재편에 나섰다. 같은 광고 사업을 하는 CJ파워캐스트와 재산커뮤니케이션즈를 먼저 합병하고, 합병 신규회사 지분을 CJ올리브네트웍스가 취득해 사업·지배 구조를 단순화시키는 것이 큰 골자다.

이번 거래에서 가장 시장의 주목을 끈 포인트는 바로 재산커뮤니케이션즈였다. 재산커뮤니케이션즈는 이재현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곳이다. 여기에 CJ제일제당과 CJ CGV 등 알짜 계열사와 안정적인 거래 관계를 수 년간 유지하면서 탄탄한 사업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도 듣고 있다. 실제 배당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만 600억 원에 육박한다.

오너 3세 계열 분리와 일감 규제 이슈의 중심에 서 있던 재산커뮤니케이션즈가 거래 주체로 부각되자 적정 기업 가치와 오너가 지배구조 변화 등을 두고 특히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재산커뮤니케이션즈 기업 가치의 경우, 합병 반대 주식 매수 청구권 행사 가격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합병 거래 주체인 재산커뮤니케이션즈와 CJ파워캐스트는 비상장주식 평가 방법에 따라 외부 전문 평가 기관을 통해 1주당 주식가치를 산정했다.

또 상법 제522조의 3에 의거해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고, 외부 평가기관의 산정 주식가격을 기준으로 매수가격도 산정했다. 재산커뮤니케이션즈는 회사합병결정 공시를 통해 주식 매수 청구 예정가격을 주당 9만 3505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재산커뮤니케이션즈 순자산과 내부 잉여금 수준 대비 턱없이 낮은 주당 가치에 시장은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 실제 지분 100%를 보유한 이재환 대표가 합병에 반대해 주식 매수 청구권을 모두 행사하면 93억 원만 손에 쥘 수 있다. 사실상 재산커뮤니케이션즈 기업가치를 90억 원 수준으로 평가한 셈이다.

작년 말 기준 재산커뮤니케이션즈 순자산은 594억 원에 달한다. 단순하게 자산을 모두 팔고 난 뒤 빚까지 청산해도 순자산 만큼의 돈이 남는다는 말이다.

순자산 가치의 10분의 1도 안되는 기업가치 평가액을 두고 시장에서도 다양한 억측이 쏟아졌다. 거래의 순수성까지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재산커뮤니케이션즈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던 와중에 CJ그룹과 재산커뮤니케이션즈는 합병 발표 2시간 여만에 정정공시를 냈다. 정정공시 사안은 역시 주식 매수 예정가격이었다. 재산커뮤니케이션즈는 주식 매수 예정가격을 9만 3505원에서 106만 9297원으로 정정했다. 이 경우 재산커뮤니케이션즈 기업가치는 1069억 원 수준이 된다.

CJ그룹 관계자는 "단순 기재 오류 때문에 정정공시를 하게 됐다"며 "담당자가 착각을 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취재 결과 재산커뮤니케이션즈는 합병 상대인 CJ파워캐스트 측 주식 매수 청구가격을 그대로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시장에서는 비상장 오너기업 지분 거래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CJ그룹 측의 준비가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특히 민감한 기업가치 및 주식 매수청구 가격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안이라 시장의 혼란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만약 시장의 빠른 지적이 없었다면 향후 추가 지분 거래 과정에서 고가 매입과 지분 가치 부풀기기 등 오너 일가에 대한 괜한 오해를 야기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 기업 IR 관계자는 "비상장사는 한 번 공시를 하면 다시 살펴보기가 쉽지 않다"며 "사실상 그룹사에서 합병 관련 재산커뮤니케이션즈 공시 업무까지 담당해주면서 생긴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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