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9월 19일 0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9일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한진해운 직원들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한진해운발(發) 물류대란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고객들의 화물을 목적지까지 운반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자체적인 노력으로 역부족이라는 호소도 담겼다.한진해운은 지난 13일에도 언론에 '물류 혼란 조기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했다. 물류 혼란을 조기에 해결하는데 임직원들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다짐과 함께 추진 중인 대처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사실 한진해운의 잇단 호소와 무관하게 물류대란 해결에 필요한 것은 공해상에 떠 있는 선박들의 하역작업에 투입될 1700억 원의 자금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마지막까지 우리를 믿고 화물을 맡겼던 화주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한진해운 밖에 없다"며 "(물류대란 수습을 위해) 밤새워 일을 할 수 있지만 자금이 없다면 해결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총 500억 원을, 한진해운도 자체적으로 200억 원을 마련했다. 하지만 여전히 1000억 원이 부족하다. 한진그룹이 대한항공을 통해 600억 원을 지원키로 했지만 대한항공 이사진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자금지원이 요원한 상태다.
한진해운의 직원들도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신규 자금 수혈이라는 것을 모를리 없지만 물류대란 수습에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대외적으로 공표하고 나섰다. 물류대란으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화주들에게 한진해운 직원들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신호를 주고 있는 셈이다.
앞선 관계자는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된 것도 회생여부를 떠나 발생하게 될 물류대란을 수습하는데 무게를 둔 것"이라며 "직원들은 법정관리 하에서도 사태 수습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진해운의 청산여부는 향후 법원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업계에서는 청산절차를 밟지 않는다면 근해를 운항하는 해운사로 남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실상 옛 명성을 되찾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 직원들의 구조조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풍전등화의 운명에 놓인 한진해운의 직원들도 물류대란에 책임을 느끼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을 두고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는 정부와 채권단은 이들의 호소를 어떻게 여기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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