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9월 20일 14: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청담동 주식부자'로 알려진 이희진 미라클홀딩스 대표가 긴급 체포됐다. 무인가 금융투자업 영위, 부당거래금지 행위, 유사수신 행위 등 갖가지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금액은 현재 드러난 건만 최소 220억 원, 전체는 약 1000억 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이 씨는 각종 주식방송에 출연해 비상장 주식 거래를 통해 수천억원대 부를 축적한 주식 전문가로 스스로를 포장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여러대의 수퍼카와 강남의 호화 건물을 자랑했다.
그러나 그가 쌓은 부의 실체는 사기를 통한 것으로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다. 이같은 사기 행각으로 재산을 불리는 동안 피해자도 늘어 ‘피해자 모임' 회원만도 1500여명에 달한다. 대부분 일반 개미들이다. 이 씨로부터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의 변호를 맡은 김남홍 변호사는 "피해 금액이 1인당 최소 수천만원에서 8억 원 이상 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유사 이래 사기꾼의 역사는 끝이 없다. 선녀의 옷을 훔쳐 옴짝 달싹 못하게한 나뭇꾼이나 대동강 물을 팔겠다고 나선 봉이 김선달도 사기꾼의 반열에 오를만하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한두번 사기 안당해본 사람이 있을까.
금융 다단계인 폰지 사기로 유명한 버나드 메이도프 사례(2008년)는 자본시장의 첨단을 달리는 미국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금융 지식으로 무장한 전문가나 기관들도 사기꾼의 농락을 피하지 못했다.
메이도프 펀드에 투자해 1000억원 넘는 돈을 떼인 국내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들이 대표적이다. 대한생명, 한화투신운용, 사학연금, 한국투신운용, 삼성투신운용, 하나UBS자산운용, 알리안츠자산운용 등이 그들이다.
중국고섬의 기업공개(IPO)를 주관한 대우증권도 사기 피해자다. 2010년 중국고섬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지 두달만에 1000억원대의 분식회계한 사실이 드러나 주식 투자자들에게 수많은 피해를 입혔지만 주관사는 실사 과정에서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대우증권은 IPO 1등 하우스다.
최근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컨설팅 회사의 대표가 사기꾼에게 걸려 수십억원을 사기당한 것으로 드러나 망신을 샀다. 사기꾼들이 수백억원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며 내놓은 관련 서류는 미국에 본사를 둔 유명 컨설팅 회사의 한국 지사를 운영하는 대표도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치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기꾼들의 공통점은 인간의 원초적 본성인 '공포'와 '탐욕'을 이용하는 데 일가견이 있다는 점이다. '돈을 잃을지 모른다'는 공포보다 '돈 벌 기회를 놓칠지도 모른다'는 탐욕에 휩싸이게 했다. '막차라도 타야 한다'고 부추긴다. 투자자가 몸이 달아 찾아오도록 한 것이다. 이 씨가 케이블TV의 증권방송과 온라인 주식방송, 종편 출연 등을 통해 자신을 수천억대의 주식 전문가로 과대 포장한 것도 이때문이다.
미국 법원은 메이도프에게 150년 징역형을 선고했다. 의미없는 숫자 150년형을 선고한 이유를 곱씹어볼 때다. 저금리, 고령화, 경제 불황은 사기꾼들이 판치기 딱 좋은 세상이다. 사라지긴 커녕 더 극성을 부릴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법부의 처벌은 너무 느슨하다. 단군 이래 최대규모 사기사건으로 불린 조희팔의 경우 현행범으로 잡힌다면 최대 11년 징역형이 고작이라고 한다. 솜방망이 처벌은 사기꾼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준다. 대형 사고는 계속해서 터질 수 밖에 없다. 사법부의 엄단을 기대해본다.
사람들도 변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모든 사람이 수익을 올릴 때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은, 모든 이가 손해를 볼 때 더 많은 손해를 보는 것보다 훨씬 나쁜 것으로 여긴다.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욕심을 줄여야 한다. 금리 1% 시대에 30, 40% 고수익을 노리는 것은 놀부 심보다. 마음먹고 사기치는 놈들에게 당할 재간은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한가지만 기억하자. "세상에 공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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