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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캐피탈 전략컨설팅 보고서 뭘 담고 있나 BCG, 독자생존·정책금융 강화 주문, 10월께 최종 보고서 나올 듯

안경주 기자공개 2016-09-27 11:30:51

이 기사는 2016년 09월 26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KDB산은캐피탈 전략컨설팅 중간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서 BCG는 산은캐피탈 매각을 재추진하기 보다 산은캐피탈의 독자생존을 위한 포트폴리오 조정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산은캐피탈을 인수할 마땅한 후보군이 없는 상황에서 매각을 무리하게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중소기업 구조조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산은캐피탈이 제2금융권에서 정책금융 역할을 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산은캐피탈 매각을 잠정 중단한 상태에서 이 같은 BCG의 보고서나 나오면서 향후 산은캐피탈 매각이 철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캐피탈은 최근 BCG로부터 전략컨설팅 중간보고서를 제출받았다. 앞서 산업은행과 산은캐피탈은 BCG를 산은캐피탈 전략컨설팅 자문사로 선정하고, 지난 7월부터 매각을 포함한 중장기 전략 등에 대한 컨설팅을 의뢰했다.

컨설팅은 산은캐피탈 매각이 두 차례 유찰되면서 더 이상 같은 방식으로는 거래 성사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산은캐피탈 관계자는 "매각을 포함한 중장기 전략 등을 담은 보고서 초안으로, 컨설팅을 의뢰하면서 요청한 대부분의 내용이 포함됐다"며 "최종 보고서는 10월께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BCG는 중간보고서에서 산은캐피탈 매각을 재추진하기 보다는 독자생존에 나서야 한다고 명시했다. 산은캐피탈의 주력 분야가 기업금융이라는 점에서 매물로서 매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부실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산은캐피탈의 잠재적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또 조달여건 등을 감안할 때 산은캐피탈을 인수할 여력이 있는 후보군 대부분이 이미 캐피탈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BCG가 독자생존에 방점을 둔 이유다. 예컨대 산업계 캐피탈사들은 조달금리 상승으로 회사채 발행 등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나마 금융계 캐피탈사들이 모회사의 지원을 받아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조달 문제 등을 감안해 산은캐피탈을 인수할 만한 곳이 금융지주 등에 국한될 수밖에 없는데 이들 대부분은 이미 캐피탈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산은캐피탈 관계자는 "산은캐피탈을 또다시 매물로 내놓아도 인수할 곳이 없는 만큼 재매각을 추진하기 보다는 독자생존에 방점을 두고 포트폴리오 조정 등 후속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BCG가 제출한 중간보고서의 주된 내용"이라고 말했다.

BCG는 산은캐피탈 포트폴리오 조정의 일환으로 상업적 베이스에 의한 영업을 줄이고 정책금융 중심으로 사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중소기업 구조조정, 신성장동력 발굴 등 정책자금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산업은행 등 제1금융권만으로 자금공급에 한계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IBK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조선·해운·철강·석유화학 등 주요 취약업종과 관련된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약 62조5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들 업종은 대기업에 의존하는 중소 협력업체와 하청업체가 많아 구조조정 과정에서 고통이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취약업종 구조조정의 충격이 전이되면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이 확대됨에 따라 은행권 대출 태도가 신중해져 중소기업 자금 사정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여기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의지가 이번 중간보고서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취임 이후 산은캐피탈 매각에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업금융에 집중돼 있는 산은캐피탈의 포트폴리오 조정에 관심이 높았다.

따라서 업계 안팎에선 산업은행이 산은캐피탈 매각을 철회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평소 산은캐피탈의 역할이 그동안 협소했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산업은행 내부에서도 산은캐피탈 매각이 어렵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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