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0월 04일 1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문화콘텐츠 투자시장에서 실제 투자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분야는 영화다. 국내 영화투자시장은 제작-배급-투자의 구조로 짜여져 있고 자금의 흐름도 이를 따른다. 영화투자금 중 상당수는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문화계정에서 출자한 벤처조합에서 집행되며 투자 허용 및 제한이 나뉘어 있다.

이 중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대기업 계열사가 제작하는 영화에는 투자 제한이 따른다. 제한하는 제작형태는 대기업의 계열사 내 영화제작팀이 있어 직접 작품을 찍거나, 대기업이 제작사에 자체투자 후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 등으로 다양하다.

◇영화펀드, 대기업 직접 제작한 영화 투자 '불허'

5일 벤처캐피탈업계에 따르면 영화 제작의 경우 오래 전부터 대기업 계열에 대한 투자가 제한돼 왔다. 중소기업창업지원법상 벤처투자조합은 대기업 계열사가 제작하는 영화에 투자할 수 없도록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중소제작사와의 공동제작에 한해 일부 허용되고 있지만 이 역시 수시로 논란거리로 떠오른다.

공동제작에 대한 투자 논란은 앞서도 몇 차례 일어났다. 2012년도 국정감사에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사례를 두고 공방을 벌인 것이 대표적이다. 광해는 당시 CJ E&M과 리얼라이즈픽쳐스가 공동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리얼라이즈픽쳐스는 CJ E&M이 투자해 설립된 곳이라 사실상 같은 회사나 마찬가지였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관련 기관인 영화진흥위원회에서는 중소제작사와의 공동제작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모태펀드 영화계정이 대기업에서 100% 제작한 것이나 다름없는 영화에 지원했다는 비판론이 나왔다. 동시에 공동제작한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지원 통로는 열어줘야 한다는 옹호론도 맞섰다.

◇ 중소제작사 제작참여 비율 판단, '주관적' 시각따라 제각각

이때 대기업과 중소제작사의 공동제작 참여도를 수치로 정해 못박고 이를 충족하면 투자를 일부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때문에 중소제작사의 제작참여 비율이 70% 이상일 때만 벤처조합의 투자가 가능하다는 조항 등을 덧붙이게 됐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제작참여에 대한 비율은 주관적인 시각에 따라 갈릴 여지가 있다며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한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제작참여와 관련한 투자 비율은 상당히 임의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데 앞서 광해의 프로젝트 투자 지분은 사실상 CJ E&M 이 98%, 리얼라이즈픽쳐스 2% 정도로 구성됐다"며 "제작참여는 배급에 따른 투자 제한처럼 케이스별로 명확한 분류가 가능하지 않을 수 있어 때때로 논쟁의 소지가 된다"고 말했다.

다른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좋은 작품이라 할지라도 대기업 제작참여라는 꼬리표만으로 투자가 가능하지 않은 경우 보유펀드의 수익률 제고 방안도 흔들리게 된다"며 "공동제작의 경우 여전히 형평성에 어긋남에도 우회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황이 존재하고 이에 대한 제재나 금지는 뒤늦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