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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붙은' 신세계, 강남에 면세점 개점할까 [시내면세점 3차전]경영건전성 항목 경쟁사 대비 열세…복합문화공간 조성 '승부수'

노아름 기자공개 2016-10-17 08:08:03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4일 16: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따냈던 신세계그룹이 강남으로 무대를 바꿔 시내면세점 2호점 설립에 도전한다. 유통공룡기업이지만 면세점 분야에서는 후발주자인 만큼 매장을 늘려 경쟁기업들을 따라잡겠다는 의지다. 상반기에 오픈한 명동점이 일 평균 17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거두며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자신감도 붙었다.

다만 2호점이 문을 열기에는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벽이 높다는 분석이다. 먼저 시내면세점 심사과정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경영능력이 경쟁사에 비해 뒤쳐진다. 투자여력으로 꼽히는 현금성자산도 53억 원에 불과하다. 이번 시내면세점 입찰에 그룹 전사적으로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SK네트웍스 1조 1793억 원, 호텔롯데 4097억 원과는 비교조차 어렵다.

◇주요 경영건전성 지표 개선했지만…경쟁사 대비 '열세'

재무건전성은 입찰자 선정에 있어 중요한 평가 항목이다. 관세청이 제시한 평가 항목 가운데 경영 상태와 재무건전성이 포함된 '운영인의 경영능력' 항목은 배점이 300점으로 가장 높다. 이중에서도 '재무건전성 및 투자규모의 적정성' 항목은 180점이다.

신세계 재무현황_크기 수정3
각 업체는 최근 2년 동안의 자기자본비율, 유동비율, 이자보상배율, 부채비율 등을 제출해야 한다. 신설법인인 신세계디에프는 모회사인 신세계의 재무제표를 반영한다.

신세계는 지난해 자기자본비율 50%를 넘겼다. 2014년 자기자본비율을 44.1%를 기록해 표준비율을 하회했지만 2015년에는 52.6%로 8.5%포인트 증가했다. 자기자본비율은 총 자산 가운데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며 50% 이상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한다. 지난해 호텔롯데와 현대면세점, 신세계 등이 50% 선을 넘겼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전년대비 개선됐다. 신세계의 부채비율은 2014년 126.6%에서 2015년 90.0%로 36.6%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3조 930억 원에서 2조 5613억 원으로 17.2% 감소한 반면 자본총계는 2조 4422억 원에서 2조 8444억 원으로 16.5% 증가했다.

이자보상배율은 2.66배에서 3.22배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이자비용이 715억 원에서 573억 원으로 19.9%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5년 동안의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평균 2.5%로 조사됐다. 기부금 비율은 150점이 배정된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 정도'를 평가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다. 1~2%대에 머무르던 기부금 비율은 지난해 약 4% 수준까지 올라섰다. 신세계의 기부금 비율은 2011년 1.1%, 2012년 2.6%, 2013년 2.1%, 2014년 2.7%, 지난해 3.9%로 각각 조사됐다.

하지만 이 같은 개선에도 불구하고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열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부채비율 항목에서 1위를 차지한 곳은 현대면세점(52.3%)이다. 그 뒤를 호텔롯데(63%)가 이었다. 부채비율의 경우 일반적으로 100% 이하를 안정적 수준으로 보고 있다.

현금성 자산도 가장 적었다. 올해 6월 말 기준 신세계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53억 원이다. SK네트웍스가 1조 1793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호텔롯데(4097억 원), 호텔신라(2954억 원), 현대백화점(1187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유동비율은 경쟁 사업자 중 가장 낮다. 신세계는 지난해 유동비율이 17.9%를 기록했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로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분석지표이다. 200% 이상일 때 이상적인 수준이라 판단한다. 입찰 경쟁에 뛰어든 대기업 가운데 HDC신라가 177.2%를 기록해 유일하게 200%에 근접했다. SK네트웍스(87%), 현대면세점(85.7%), 호텔롯데(60.8%)가 HDC신라의 뒤를 이었다.

◇'하위권' 매장 면적, 복합 생활문화 공간으로 '승부수'

관세청은 재무지표뿐만 아니라 매장 규모를 고려해 '재무건전성 및 투자규모의 적정성' 항목에 해당된 180점을 차등 부여한다.

매장 규모가 크다고 무조건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넓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어야 다양한 브랜드를 유치할 수 있고 인테리어의 차별성을 띌 수 있다. 실제로 신세계는 지난 5월 오픈한 명동점에 대형 거울그네를 배치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문화 공연 등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해 집객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도 매장 규모의 적정성 여부가 중요하다.

신규특허 면세점 매장 규모

신세계디에프는 서초구 센트럴시티에 1만 3500㎡ (약 4,084평) 규모의 면세점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입찰 경쟁에 뛰어든 5개 후보자 중 네 번째로 넓은 매장 면적을 내세웠다. 경쟁사에 비해 다소 좁다. 롯데면세점은 1만 8000㎡(5,445평)를 SK네트웍스와 현대면세점은 각각 1만 4300㎡(약 4,326평)와 1만 4000㎡(약 4,235평)의 매장을 오픈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불리한 점에 대해 신세계그룹은 복합 생활문화 공간 조성이라는 컨셉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주변 호텔과 백화점 등 인프라와 연계해 복합 생활문화 공간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이제 면세점은 단순히 쇼핑만을 위한 공간이라고 하기 어렵다"면서 "센트럴시티는 신세계의 역량이 모두 담겨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주변 인프라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현재 센트럴시티에는 43만2000㎡(130,680평)의 공간에 백화점, 극장, 서점, 레스토랑 등이 모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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