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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판지그룹, 공동경영 체제…키워드 '사촌경영' [지배구조 분석]류진호·경호 '삼보판지' 동원·창승 '대림제지' , 계열분리 가능성

이윤재 기자/ 강철 기자공개 2016-10-25 08:26:48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0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너2세들이 증여세 소송에서 패소한 삼보판지그룹은 사촌형제간 확고한 경영체제로 유명한 곳이다. 창업세대인 류종욱 회장과 류종우 부회장 형제는 회사 설립 이후 협력을 아끼지 않았다. 오너 2세인 류진호 사장과 류동원 사장은 지분 관계는 정리했지만 삼보판지 공동 대표이사로 경영은 함께 이끌어 가고 있다.

삼보판지그룹은 코스닥 상장사인 삼보판지와 대림제지를 주축으로 그룹이 형성돼 있다. 삼보판지는 각 지방 판매회사인 동진판지, 한청판지, 삼화판지를 100% 소유하고 있다. 원재료 공급사인 고려제지는 삼보판지가 60%, 대림제지가 40%를 나눠갖고 있다.

삼보판지그룹의 핵심 사업은 골판지와 골판지상자 제조, 판매다. 골판지 분야는 최근 전방산업인 택배시장이 성장하면서 훈풍을 맞고 있다. 주력계열사인 삼보판지는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만 3000억 원을 웃돈다. 영업이익률은 편차가 있지만 5~8%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말 연결 자산총계는 5337억 원, 이중 이익잉여금만 2554억 원에 달할 정도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른 주력 계열사인 대림제지도 재무구조가 탄탄하다. 지난 6월말 기준 자산은 1030억 원에 달하지만 부채는 150억 원에 불과하다. 외부 차입금은 16억 원 가량으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에 가깝다. 두 계열사를 합한 삼보판지그룹은 총 자산규모가 6000억 원을 넘는 중견그룹이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지산업들이 전방산업 악화에 시달리고 있지만 골판지만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덕분에 골판지만 주력하는 삼보판지그룹은 근래 기업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보판지그룹은 오너 2세로 승계가 이뤄지면서 각자 지분 교통정리가 끝난 양상이다. 먼저 삼보판지는 류 회장의 차남인 류진호 사장이 21.87%(306만 1100주)로 최대주주다.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류 부회장의 장남인 류동원 사장이 15.18%를 가져 2대 주주로 있다. 하지만 류진호 사장의 형인 류경호 이사가 13.68%, 류 회장도 10.99%를 보유해 류 회장 일가 지분율이 총 46.54%에 달한다.

류 회장 일가는 골프장 등 부동산 개발 사업에서도 쏠쏠한 가외수익을 얻고 있다. 류경호 이사와 류진호 대표, 류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삼보개발은 경기도 포천시에서 베어크리크라는 퍼블릭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보개발은 연간 70억 원대 영업이익을 거두는데다 배당재원으로 분류되는 미처분이익잉여금을 892억 원 쌓아둔 상태다.

이와 달리 대림제지는 류 부회장 일가 소유다. 대림제지의 최대주주는 지분 22.47%를 가진 류 부회장의 차남 류창승 대표다. 2대 주주는 15.35%를 가진 류 부회장이며 나머지는 특수관계인들로 채워져 있다. 특수관계인 중 류 회장은 지분 2.56%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류 회장과 류 부회장 일가는 지분만 놓고 보면 분리돼있지만 경영 관계는 여전히 이어져 있다. 주력 계열사인 삼보판지는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창업세대들이 물러난 이후에도 오너2세들이 계속 공동 경영행보를 이어갈지 여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분 관계가 대부분 정리된 만큼 창업세대들 이후에는 계열분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며 "다만 현재 수직계열화된 생산구조를 감안하면 계열분리때 불리한 점도 많아 쉽게 결정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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