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도 종목투자시대, 여의도 달구는 '북대방' '증권·운용·자문사' 북경대 출신 모임 활발, 기업·산업 심층 분석
강예지 기자공개 2016-10-31 08:10:52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7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을바람이 쌀쌀한 지난 26일 저녁 불 꺼진 서울 여의도의 한 건물. 복도 사이로 토론 열기가 새 나왔다. 퇴근하는 직장인들로 번잡한 여의도 거리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 증권사와 운용사, 자문사 등 국내 금융시장을 이끄는 젊은 전문가들이 한 달에 한번 스터디 모임을 하고 있었다.국내 금융권에서 활동하는 명문 중국 북경대학 출신들이 이 모임을 만든 것은 지난해 5월. 북경대학의 줄임말에 모임이란 의미의 단어를 붙여 일명 '북대방(北大幇)'이다. 증권사와 운용사, 자문사 등에 근무하는 금융권 인력 15명으로 구성돼있다.
북대방은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자산분석실 투자전략팀 연구위원, 이상원 한화투자증권 기업분석팀 연구위원, 이준영 KB자산운용 글로벌운용2팀 과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세 사람은 북경대학 경제학과 98학번, 00학번, 03학번으로 선후배 사이다. 이상욱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 팀장, 백승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윤성민 VIP투자자문 애널리스트, 배인천 마이애셋자산운용 사원, 김기철 키움증권 연구원 등 다양한 전공의 후배들이 동참하며 1990년대에서 2000년대 학번을 아우르는 전문가 그룹으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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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방은 단순히 친목을 다지려는 목적의 동문 모임은 아니다. 그동안 중국 시장과 주식은 단발적으로 이슈화됐는데, 중국의 산업과 기업에 대해 평소 깊이 있게 분석하고 역량을 쌓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또 토론과 조언 등을 통해 후배를 양성하려는 목적도 있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은 "그동안 펀드나 지수형 상품 등으로 중국에 접근했지만 곧 종목 투자의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며 "중국을 바라보는 투자자의 시각이 예전과는 다른데, 거시 환경과 더불어 산업·기업을 분석함으로써 분석의 질을 높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중국 투자 붐이 일었던 2007년부터 중국 증시 급락과 위안화 절하 쇼크로 변동성이 급증한 지난해를 거치며, 국내 투자자의 중국 이해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금융시장의 개별 종목 리서치 수준이 아직은 아쉬운 것이 사실이고, 중국 현지 애널리스트들도 산업 사이클 관점에서 시장에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북대방은 중국의 산업에서 더 나아가 개별 기업의 성장성을 분석한다. 또 중국인이 바라보는 중국에 한국 투자자가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을 더해 더 심층적인 분석을 추구한다는 설명이다.
북대방은 섹터별로 조를 나눠 스터디하고, 한 달에 한번 발표를 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매크로와 금융·부동산, 소비재·화장품, 가전·자동차, 기계·조선·철강, 지배구조·원자재, IT, 여행·엔터테인먼트, 의약·바이오 등이 있다.
이날 모임은 중국 인터넷 서비스 시장을 이끄는 B(바이두)·A(알리바바)·T(텐센트)를 주제로 했다. 그동안 다룬 주제로는 △중국 부동산 시장 △심천에 상장된 바이오기업 달안기인 △중국 자동차 산업 △후강퉁에 포함된 우통버스·상해가화·해천조미료 △중국 자동차 산업 분석 등이 있다.
북대방의 열기가 가장 뜨거워지는 것은 발표 후 이어지는 토론에서다. 이날 모임에서는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의 사업 스타일, O2O(online to offline) 사업의 성장성, 규제 리스크, 투자 가치 등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향후에는 IT와 헬스케어, 소비재 등 중국 심천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을 다룰 생각이다. 또 중국인 전문가와 중국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 관계자 등 해당 산업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을 초빙해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들을 계획이다.
김 위원은 "스터디를 많이 하는 조직, 종목 리서치를 깊이 있게 하는 전문가 조직이 되고자 한다"며 "여러 산업과 기업에 대해 브레인스토밍하고, 향후 분석한 내용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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