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업 IPO 주관사 '순항중' 中기업 공모가·주가흐름 긍정적…SPC 상장은 다소 부진
배지원 기자공개 2016-11-04 08:50:13
이 기사는 2016년 11월 02일 10: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반기에 이어진 해외기업 상장(IPO)이 순조롭게 마무리 되면서 활기를 띄고 있다. 연초 신한금융투자가 주관했던 중국기업 세 곳을 포함해 올해만 7곳의 해외기업이 국내 증시에 이름을 올렸다. 수요예측 결과나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이 좋아 주관사들의 실사·가격결정 능력도 인정받고 있다. '차이나 디스카운트' 해소에 주관사나 거래소가 노력을 기울인 만큼 인식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다만 해외 SPC 상장의 성적은 좋지 않다. 올해 최초로 국내기업의 해외 현지법인 SPC IPO가 이뤄졌지만, 수요예측 결과는 부진했다. 새로운 유형의 IPO가 나온 점에 만족해야 했다.
◇중국기업 적극적 배당·주주 소통 강화 효과 드러나나
올해 초부터 차이나크리스탈, 로스웰, 헝셩그룹 중국기업 3개사가 코스닥 증시에 입성했다. 3개사 대표 주관사는 모두 신한금융투자였다. 중국기업 IPO가 중단됐을 때도 관련 팀을 유지해온 덕분에 신한금융투자는 IPO를 무사히 마쳤다.
뒤이어 등장한 골든센츄리, 그레이트리치테크놀로지(GRT), 오가닉티코스메틱 등 중국기업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고 있다. 골든센츄리는 3200~4200원의 밴드에서 공모가를 3500원으로 결정했다. 이후 최고가 7620원을 찍기도 했다. 1일 종가 기준으로는 4915원을 기록하며 공모가 대비 40% 이상 오른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GRT는 4000~6000원 밴드에서 5000원으로 최종 공모가를 선정했다. GRT도 지난달 25일 상장한 뒤 최고가 8210원을 찍은 후 현재 5190원의 주가를 형성하고 있다. 오가닉티코스메틱은 공모가 상단을 뚫기도 했다. 공모가 밴드 3200~3700원 상단을 뚫는 4000원으로 공모가를 선정했다. 수요예측에 약 782개 기관이 들어오기도 했다. 오는 4일 코스닥 증시에 상장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중국기업이 상장에 앞서 적극적인 배당 약속, 한국 사무소 운영, 주주와의 소통 강화 등 주주친화 정책을 펼친 점이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거래소와 금감원의 심사 요건과 주관사의 실사가 강화되면서 투자자 우려를 다소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한국에서의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반영해 밸류에이션 할인율을 높이기도 했다. 발행사와 긴 논의를 통해 투자자와 발행사를 만족시키는 가격을 도출하기도 했다. 골든센츄리의 할인율은 59~69%, GRT는 57~71%의 할인율을 적용했다. 오가닉티코스메틱은 코스닥 증시 평균 PER와 중국기업의 평균 PER의 괴리율을 고려해 할인율 39~48%을 적용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밸류에이션 할인율이 과도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중국기업에 대한 평가를 개선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득 끝에 공모가를 도출했다"고 말했다.
◇SPC상장 최초 도전…3건 모두 고평가 논란
다만 최초로 이뤄진 해외법인 SPC의 IPO는 결과가 썩 좋지만은 않았다. LS전선아시아와 화승엔터프라이즈 모두 낮은 최종 공모가를 결정했고 청약조차 흥행에 실패했다. 두산밥캣은 상장 계획을 철회하기까지 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결과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법인 IPO를 선택하는 기업들의 경우 공모자금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목적을 두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공모가에 욕심을 부린다는 지적이 앞서 흘러나왔다.
또한 보통 국내 기업과 업종이 겹치기 때문에 주식가치 희석이 일어날 수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 현상을 우려할 수 있다. 카니발리제이션이란 한 기업의 신제품이 기존 주력제품의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로 주식시장에서는 동종업종의 기업이 이미 상장돼 있을 경우 주가가 저평가되는 것을 의미한다.
LS전선아시아, 화승엔터프라이즈, 두산밥캣 세 기업의 SPC 상장 건의 경우, 모두 한국투자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았다는 점에서 책임을 회피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세 건 모두 수요예측 전 부터 밸류에이션 고평가 논란이 있었다. 같은 현상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세 번이나 되풀이 돼 상장 주관사에 질책이 쏟아졌다.
현재 LS전선아시아는 공모가 8000원 대비 낮은 5080원, 화승엔터프라이즈는 공모가 1만 5000원 안팎에서 주가가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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