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1월 03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의 미주노선에 포함된 자산 내역은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선박, 해외법인, 인력 등이 매각 대상 자산으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법원이 공식적으로 밝힌 내용은 아니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고, 정보이용료를 납부한 인수의향자에 한해 구체적인 내역을 공개한다는 게 법원의 방침이었다.궁금증 때문이었을까. 예비입찰 마감일인 지난달 28일 뜻밖에 소식들이 들렸다. 현대상선이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을 뒤엎는 반전이 일어났다. 대한해운, 선주협회, 한앤컴퍼니 등 총 5곳의 인수의향자들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사실 예비입찰에 5곳이 참여한 것을 두고 딜(Deal)이 흥행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섣부르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미주노선의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예상보다 많은 인수의향자들이 입찰에 참여했다는게 업계의 분위기다.
한진해운의 미주노선은 유·무형자산으로서 수천억 원의 가치를 인정받는 핵심자산이었다. 하지만 법정관리 신청 이후 영업이 중단되면서 미주노선의 가치가 '제로'에 가깝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점을 의식했는지 최근 법원에서는 알짜자산인 TTI(Total Terminals International LLC.) 지분 54%를 미주노선과 함께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TTI는 미국 롱비치터미널과 시애틀터미널을 보유한 법인으로 해외선사들도 눈독을 들일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는 자산이다.
그러나 패키지 매각에 큰 의미를 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법원은 앞서 TTI 지분 매각을 이미 허가한 상태다. TTI 지분과 미주노선을 꼭 패키지로 인수할 필요는 없는 셈이다. 이는 법원이 한진해운 자산 매각을 인수의향자의 입맛에 맞게 최대한 조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뿐이다.
더군다나 입찰에 참여한 인수의향자 중에서 현대상선을 제외하면 원양 컨테이너선사는 없다. 인수의향자들도 "예비실사를 통해 한진해운의 미주노선이 어떤 자산이고 어느 정도의 가치인지 판단해보겠다"며 과도한 의미 부여를 꺼리는 등 적극성을 띄지 않고 있다.
법원은 전략적인 마케팅(?)으로 예비입찰에서 흥행몰이를 했다. 더불어 본입찰까지 흥행 열기를 이어가야 하는 과제도 떠안고 있다. 예비입찰의 열기를 이어가려면 패키지 매각 뿐만 아니라 가격 등 매각 조건을 십분 활용한 다른 묘수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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