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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주력 파트너는 미래에셋·신영자산운용 [펀드 판매사 커버리지 분석 / 국민은행] ①주식형펀드 특화 신영운용 독특한 위치

박상희 기자공개 2016-11-17 09:53:17

[편집자주]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공모펀드를 판매할 때 어떤 판매사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을까. 지금까지 개별 운용사의 펀드 판매 현황 등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손쉽게 확인되지만 은행이나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와의 실질적인 혹은 숨겨진 비즈니스 관계를 파악하긴 어려웠다. 더벨은 펀드 판매사 커버리지 분석을 통해 운용사와 판매사 간의 역학관계, 은행 및 증권사 간의 경쟁구도 등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1일 09: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펀드 판매사로 꼽히는 KB국민은행과 펀드 판매 기준으로 거래 규모가 가장 많은 운용사는 KB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KB자산운용이 계열 운용사이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국내 최대 운용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소형 운용사에 불과한 신영자산운용이 상당히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알수 있다. 관련업계는 주식형펀드 판매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국민은행과 주식형펀드 운용에 특화된 신영자산운용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 국민은행, 주식형펀드 판매 '절대강자'

11일 금융투자협회 통계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공모펀드(ETF 및 일부 부동산·특자펀드 등 제외) 판매설정액은 최근(9월 말) 기준 18조 698억 원으로, 전체 판매사를 통틀어 규모가 가장 크다. 신한은행(16조 4369억 원), 미래에셋대우(15조 4560억 원), 우리은행(12조 8037억 원), KEB하나은행(12조 1108억 원)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판매사 별 설정액
*출처: 금융투자협회

전체 규모는 2·3위권과 큰 격차가 없어 보이지만 국민은행의 경우 순수 증권펀드 판매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경쟁사와 차별화된다. 국민은행은 머니마켓펀드(MMF)같은 단기금융상품이나 주가연계펀드(ELF) 등 파생형 펀드를 제외한 순수 증권펀드 규모만 13조 3000억 원에 달한다. 전체 공모펀드 판매규모의 73%에 해당한다.

증권펀드 가운데서도 주식형펀드 판매액이 약 8조 원으로, 6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공모펀드 전체로 보면 주식형펀드 판매 비중이 44% 수준이다. 주식형펀드 판매규모가 국민은행 다음으로 큰 신한은행의 경우 전체 공모펀드 가운데 주식형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25% 수준이다. 국민은행이 판매 수수료나 판매보수율이 높은 '알짜배기' 주식형펀드를 그만큼 많이 팔았다는 얘기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ELS 등 파생상품을 신탁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펀드 계정으로 잡히지 않는다"며 "파생형 등을 제외한 순수 주식형펀드만 놓고 보면 국민은행이 가장 강점이 있는 판매사일 것"이라고 말했다.

◇ 판매설정액, KB-미래에셋-신영운용 순

국민은행의 공모펀드 판매액은 KB자산운용(11조8081억 원)·미래에셋자산운용(1조3074억 원)·신영자산운용(1조2035억 원)·한화자산운용(8404억 원)·삼성자산운용(7608억 원) 순으로 거래 관계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 운용사인 KB자산운용을 제외하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 비중이 높은 편이다. 국민은행의 전체 공모펀드 판매설정액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6.41, 5.90% 수준이다. 국민은행과 거래 관계가 있는 42개 운용사 가운데 판매 점유율이 5%를 넘는 곳은 미래에셋과 신영자산운용 두 곳 뿐이다.

운용사 별 판매액
*계열 운용사 KB자산운용 제외
*출처: 금융투자협회

구체적으로 계열 운용사이기 때문에 50%룰 이내에서 판매잔고를 갖고갈 수밖에 없는 KB자산운용의 판매설정액이 압도적이었다. 최웅필 KB자산운용 상무(주식운용본부장) 영입 이후 만들어진 가치주펀드 계열의 주식형 및 혼합형펀드 비중이 높았다.

MMF 등을 제외하고 운용규모가 조 단위인 'KB퇴직연금배당40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 'KB밸류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 등은 대표클래스 기준 국민은행의 판매 비중이 각각 30% 안팎으로 높았다. 'KB가치배당40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의 경우 대표클래스 기준 국민은행 판매 비중이 80%가 넘고, 'KB중소형주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의 판매 비중은 40%를 웃도는 등 높은 수탁고를 기록하고 있는 대표펀드 뒤에는 국민은행이 있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해외펀드 라인업이 눈에 띈다.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1(채권)'의 대표클래스(A) 기준 국민은행의 판매설정액 비중이 13.76%로 미래에셋 계열 판매사를 제외하고는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다. 과거 폭발적인 판매고를 기록했던 '미래에셋인사이트증권자투자신탁1(주식혼합)의 경우도 대표클래스(C-A) 기준 국민은행 판매액이 7.42%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에 이어 높은 점유율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의 경우도 대표클래스(C-A) 기준 국민은행 판매 점유율은 8.58%로 나타났다.

신영자산운용 역시 운용규모가 수 천억 원이 넘는 대형펀드의 경우 국민은행의 판매설정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액티브주식형펀드 가운데 규모가 3조 원으로 가장 큰 '신영밸류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주식)'의 경우 대표클래스(C형) 기준 판매점유율이 44%가 넘는다. 국민은행 단독판매용으로 설정된 펀드도 많다. 대표 시리즈 상품 중의 하나인 신영마라톤의 경우 '신영마라톤증권자투자신탁K-1(주식)'이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고, 지난 2004년 설정된 '신영프라임배당증권투자신탁[주식]'의 판매 비중도 99%로 압도적이다.

◇ 신영자산운용, 2004년 적립식펀드 출시 원년멤버..10년 넘게 관계 유지

특히 신영자산운용에서 출시한 대부분 펀드는 운용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일 경우 최대 판매사가 십중팔구 국민은행인 경우가 많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국민은행과 거래관계가 많은 편이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 입장에서는 계열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 등이 있기 때문에 국민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신영자산운용은 계열 판매사인 신영증권 지점 수가 많지 않아 국민은행 등 대형 판매사의 판매 파워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질수 밖에 없다.실제로 신영자산운용의 전체 판매고객 가운데 국민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15.23%로 가장 높은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민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2.92%에 불과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신영자산운용은 MMF나 ETF, 채권형펀드, 해외펀드 등에 큰 관심이 없고 오로지 주식형펀드로만 승부를 보는 곳"이라면서 "국민은행 역시 주식형펀드 판매잔고가 높은 판매사다보니 자연스럽게 신영자산운용의 펀드를 많이 팔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은행과 운용사의 본격적인 인연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민은행에서 국내 최초로 적립식펀드를 선보였는데, 신영자산운용과 손잡고 출시한 게 '신영프라임배당증권투자신탁[주식]'이었다. 신영자산운용 이외에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은투신운용(현 KB자산운용), 랜드마크투신운용(현 ING자산운용),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등도 적립식펀드 출시에 동참했다. 이 가운데 국민은행과 여전히 견고한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운용사는 몇 안된다.

신영자산운용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적립식펀드를 출시한다고 했을 때 목을 메는 자산운용사들이 상당히 많았다"면서 "다행히 신영프라임배당펀드의 성과가 좋아 판매가 단기에 그치지 않고, 신영밸류고배당펀드나 신영마라톤펀드 등 다른 상품 판매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신영자산운용 판매고가 높은 것과 관련, 특별히 신영자산운용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장기 성과가 입증되고, 투자자들이 많이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판매 설정액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오인석 국민은행 WM컨설팅부 팀장은 "전통적으로 주식형펀드 판매에 강한 국민은행과 주식형펀드 운용에 강점을 가진 신영자산운용의 궁합이 잘 맞는 측면이 있다"면서 "신영자산운용은 시장 국면이 바뀌는 가운데서도 운용철학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장기 성과가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해서 투자자들의 신뢰성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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