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외환은행 본점 매각, 시장 반응 싸늘 고가매입 부담, 유력 후보 '중국계 투자자' 이탈
고설봉 기자공개 2016-11-15 08:25:25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1일 14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EB하나은행의 유휴부동산 매각 핵심인 옛 외환은행 본점 매각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내년 3월 입찰을 진행하기로 하고, 원매자들을 찾아 나섰지만 뚜렷한 인수 후보자가 없는 실정이다. 1조 원에 육박하는 매각가가 최대 걸림돌로 지목됐다.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옛 외환은행 본점 매각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매각 자문사로 삼정KPMG를 선정하고 지난 10월부터 잠재적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안내서를 발송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매각이 본격화되기 전 유력한 원매자로 거론되던 중국계 기업들의 인수 의지가 시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중국 최대 부동산·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완다그룹과 동양생명,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을 인수한 중국 안방보험 등이 후보자로 거론됐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매각이 공식화되기 전 중국 안방보험과 완다그룹이 인수 의향을 밝혔다"며 "사전 협의 등의 논의가 있었지만 최근 중국 본사에서 계획을 철회했음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유력한 인수 후보들이 잇달아 매각을 철회한 이유는 높은 금액과 빌딩 재건축 부담 때문이다. 서울시 중구 을지로66에 위치한 옛 외환은행 본점은 대지면적 약 1만 1442㎡ 규모 토지 및 연면적 7만 4834㎡ 규모 오피스빌딩으로 이뤄져 있다.
올해 개별공시지가 기준 땅 값은 약 3800억 원 수준이지만 시장에서의 감정 평가 가격은 약 1조 원에 육박한다. 워낙 땅 값이 비싸고, 대지면적도 넓어 매각가를 최대한 낮춰도 약 9000억 원 수준에서 거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대지면적에 비해 건물 연면적이 작고, 건물 자체도 노후화 돼 있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목된다. 거래 완료 후 인수자가 빌딩을 신축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를 꺼리게 된다는 설명이다. 빌딩 신축을 감안하면 실제 투자금액이 1조 5000억 원 수준으로 불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입찰까지 아직 4개월여가 남아있고, 가격도 조정될 가능성이 있어 매각 차질을 속단하기 이르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인수 후 신축 빌딩에 대한 용적률 상향과 호텔 및 테마 오피스 등으로 개발이 가능할 경우 부지의 상품 가치가 높아지는 만큼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매각자문사인 삼정KPMG는 지난 10월부터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안내서를 발송했다. 내년 3월 6일 입찰을 진행하고, 이후 곧바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7월께는 최종적으로 매매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거래소, 3시간 심사 끝에 제노스코 상장 '미승인' 확정
- 대방건설, '부채비율 80%' 안정적 재무구조 유지
- [상호관세 후폭풍]'90일 유예'에 기업들 일단 안도, 정부 협상 성과에 쏠린 눈
- 에이치알운용, 한투 이어 '신한 PWM' 뚫었다
- KB증권, 2분기 롱숏·메자닌 헤지펀드 '집중'
- "지분 3%로 이사회 흔든다"…얼라인 '전투형 전략'의 정석
- 하나증권, 성장주 중심 라인업 변화
- 우리은행, 가판대 라인업 확대…'해외 AI·반도체' 신뢰 여전
- 하나은행, 라인업 고수 속 'NH필승코리아' 추가
- 리운운용, 메자닌 전문가 모셨다…투자 영역 확대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변곡점 맞은 해운업]대한해운, 실적 성장보다 '가파른' 재무구조 개선세
- [변곡점 맞은 해운업]SM그룹 벌크 이끄는 대한해운, 호황기 지났나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한화에너지 '자생력'에 베팅했다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옥상옥’ 그룹 지배구조, 개편 없이 그대로 간다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한화에너지-㈜한화 합병 안한다’
- [윤석열 대통령 탄핵]새정부 출범 대응 고심, '무게 실리는' 재계 대관조직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오션 지분매입·에어로 유증, 이사회 투명성 지켜졌나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김승연 회장의 '과감한' 결단, 승계 속도 높였다
- [변곡점 맞은 해운업]SM상선에 '건설사 붙이기' 그 성과는
- [상호관세 후폭풍]핵심산업 리스크 '현실화'...제외품목도 '폭풍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