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동양생명, 홍콩 페이퍼컴퍼니 '주주'로 맞는 이유 [지배구조 분석]대주주 절세 전략…안방보험그룹, 끝없이 홍콩기업 경유 투자

문병선 기자공개 2016-11-21 10:21:05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7일 10: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생명이 유상증자를 통해 중국 안방보험그룹(Anbang Insurance Group Co., Ltd.)의 해외 손자회사이자 홍콩 소재 페이퍼컴퍼니인 안방그룹지주유한회사(Anbang Group Holdings Co., Ltd., 이하 안방그룹지주)를 2대주주로 맞게 된다. 기존보다 더 많은 배당금을 대주주에게 지급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있다.

17일 홍콩 관계당국 및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6246억원 규모)의 참여자인 안방그룹지주는 안방생명보험유한회사(Anbang Life Insurance Co.,Ltd., 이하 안방생명보험)가 출자한 홍콩 자회사로, 해외 투자를 주로하는 서류상 회사다.

동양생명 최상위 지배구조

동양생명은 이 회사에 6246억원 어치 보통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대주주 변경에 따른 금융 당국의 승인 과정을 밟고 있다. 별 문제가 없어 승인이 이뤄지고 증자가 완료되면 안방그룹지주는 동양생명 지분 33.33%를 갖게 되고, 기존 최대주주였던 안방생명보험은 기존 지분율(63.01%)보다 축소된 42.01% 만큼의 지분을 갖게 된다.

안방그룹지주는 국내에 잘 알려진 회사가 아니다. 과거 총 두차례 등장한 적이 있다. 지난해 2월 동양생명의 이전 최대주주였던 보고펀드가 중국 보험회사에 동양생명을 매각한다는 사실이 전해질 때 인수주체로 처음 등장했다. 그러나 정확한 사유가 알려지지 않은채 동양생명 인수주체 지위를 안방생명보험에 넘기며 사라졌다. 그러다 올해 중반 알리안츠생명 인수주체로 다시 이름이 거론됐고 현재 알리안츠생명 인수를 위한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엔 알려진게 거의 없다.

홍콩 기업등록국(ICRIS)에 신고된 안방그룹지주의 연차보고(Annual Return)에 따르면 안방그룹지주는 자본금 150억홍콩달러(한화 2조2674억원)를 가졌다. 안방생명보험이 150억주(주당 1홍콩달러) 전량을 소유한다. 2015년 1월경까지 자본금이 1만홍콩달러에 불과했다가 2015년 2월 최대주주인 안방생명보험으로부터 149억9999만홍콩달러를 수혈받은 뒤 자본금이 150억홍콩달러로 불었다. 다만 안방보험그룹이 세계적으로 연이어 대형 M&A를 추진하고 있어 지난해초 납입한 이 자본금(2조2674억원)을 안방그룹지주에 아직까지 그대로 남겨두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번 동양생명의 유상증자가 끝나면 안방보험그룹은 안방생명보험을 통한 지배력 사슬(안방보험그룹→안방생명보험→동양생명) 외에도 안방그룹지주를 경유한 지배력 사슬(안방보험그룹→안방생명보험→안방그룹지주→동양생명)도 보유하게 된다.

동양생명이 기존 최대주주였던 안방생명보험을 놔두고 자본력이 훨씬 떨어지는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상대로 주식을 발행하는 까닭은 동양생명의 의지라기 보다 안방보험그룹의 전략으로 보이며 홍콩이 조세회피처인 것과 무관치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중국과 홍콩의 다른 배당소득세 부과 정책이 영향을 주었다는 시각이 대두된다.

대형 회계법인 한 회계사는 "글로벌 택스(tax) 전문가에게 문의해 보니 홍콩은 국외 원천소득이 면세이고 중국 또는 글로벌 기업이 이익금을 쌓아놓고 싶을 때 주로 법인을 설립하는 곳"이라며 "만일 한국에서 상품을 팔아 벌게 된 수입을 홍콩 법인으로 이전할 경우 국외 원천소득 면세에 따라 해당 홍콩 법인은 소득세를 내지 않게 된다"고 했다. 그는 "각국의 조세협정이 모두 달라 경우의 수는 많지만 일반적으로 면세 혜택을 받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홍콩의 경우 국외 기업으로부터 받는 배당금에 면세 혜택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동양생명은 안방생명보험에 피인수됐던 지난해의 회계연도 기준 633억원의 연차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올해 초 지급했다. 직전해(561억원) 대비 12.83% 늘어난 규모다.

올해 당기순이익은 3분기까지 누적 2181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1517억원) 대비 43.77% 급증했다. 내년엔 올해보다 더 많은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 올해 기지급한 배당금은 모두 안방생명보험으로 흘러갔고 안방생명보험은 고율의 배당소득세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실적 기준 내년에 지급하는 연차배당금 또는 내년 중간배당금의 경우 배당금의 33%는 홍콩 소재 안방그룹지주로 흘러들어간다. 안방보험그룹 입장에서는 배당소득세 합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여건을 갖춘 셈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