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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개정 앞두고 증여신탁 절판마케팅 한창 세제당국, 10% 할인율 축소 가능성

김일권 기자공개 2016-11-23 09:43:00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8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70대 자산가 A씨는 최근 한 증권사 PB센터를 찾았다. 60억 원 상당의 자산을 자녀에게 증여할 계획인데 25억 원에 달하는 세금을 조금이라도 줄일 방법이 없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A씨는 10년 만기 '증여신탁' 상품을 활용하면 10억 원이 넘는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내년에 세법이 개정되면 절세 혜택이 절반도 안되는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PB의 말에 A씨는 서둘러 상품에 가입했다.

증여신탁은 올 한해 거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시장에서 가장 '핫'했던 절세 상품 중 하나다. 증여신탁을 이용하면 과세 대상에 연 10%의 할인율이 적용돼 획기적인 수준의 절세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최근 들어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할인율이 지나치게 높게 설정됐다고 인식한 당국이 관련 세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 같은 증여신탁 돌풍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PB들도 올해가 가기 전에 챙겨두면 좋을 만한 절세 상품 중 하나로 증여신탁을 꼽았다.

◇ 10년 만기 증여신탁 이용하면 과세대상 35% 줄어

자녀에게 자산을 증여할 때 적용되는 세율은 증여되는 자산의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증여 자산이 1억 원 이하면 세율은 10%에 불과하지만 30억 원을 넘길 경우 50%까지 늘어난다.

하지만 증여신탁을 이용하면 납부해야 하는 세금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현행법상 증여신탁을 활용할 경우 과세 대상에 대한 연 10%의 할인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할인율이 적용되는 과정은 이렇다. 10년 동안 매년 10억 원씩 총 100억 원의 자산을 자녀에게 물려주도록 증여신탁 상품의 구조를 짰다고 가정해보자. 상품 가입 후 첫해 지급되는 10억 원에 대해서는 1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할인율이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둘째 해부터는 매년 10%씩 복리로 할인율이 적용된다. 상품 가입 후 두번째 해에 자녀가 받게 된 10억 원은 과세 대상 적용시 10%가 할인된 9억 원으로 인식되며, 그 다음해 받은 10억 원은 9억 원에 또다시 10%의 할인율이 적용된 8억 1000만 원으로 인식된다.

이렇게 10년 동안 분할로 받는 자산에 대해 할인율을 모두 적용해보면 원래 100억 원이었던 증여세 과세 대상은 65억 원으로 줄어든다. 50% 세율을 적용해 당초 약 45억 원(누진공제액 4억 6000만 원)이었던 세금은 증여신탁을 활용할 경우 약 28억 원으로 40% 가까이 감소한다.

이처럼 연 10%라는 놀라운 할인율이 가능한 이유는 지난 십수년 동안 관련 세법이 한번도 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십수년 전의 물가상승률, GDP성장률 등을 감안했을 때 연 10% 할인율에 대해 느끼는 체감은 지금과 매우 큰 차이가 났을 것으로 보인다.

◇ 세법 개정으로 할인율 급락 가능성.."지금이 마지막 기회"

최근 들어 관련 당국에서 할인율이 너무 과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조만간 세법 개정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세법 개정 움직임은 국회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국회의원들이 기획재정부 국정감사 등을 통해 관련 세법 개정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지만 최근 어지러운 국정을 감안해 시기를 미뤘다는 얘기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 돌고 있다.

정국이 안정되면 관련 세법에 대한 개정 움직임도 다시 활기를 띨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개정이 현실화될 경우 현재 연 10%인 할인율은 3분의 1 수준인 3% 정도로 조정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할인율은 시행규칙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개정안 발의가 되지도 않은 현재 뭐라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금융회사들도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판단, 증여신탁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삼성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이 선제적으로 상품을 설정해 상당량의 판매 실적을 올린 상태고 시중은행들도 뒤늦게 관련 상품을 준비해서 판매를 시작한 상태다.

증권사 PB는 "당국이 세법 개정을 서두를 경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줄기 때문에 모두 쉬쉬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연 10%라는 놀라운 할인율을 적용받아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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