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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호의 메리츠금융 '1타3피' 노렸다 대형 IB 진입 '한걸음 더', 캐피탈 조달비용 감축…우발채무 집중위험 '변수'

민경문 기자공개 2016-11-22 15:20:51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1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주 결정된 메리츠종금증권(이하 메리츠증권)의 메리츠캐피탈 인수가 '1타3피'의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자기자본 확대 효과를, 대주주가 바뀐 메리츠캐피탈은 조달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메리츠금융지주로서는 메리츠증권에 대한 지분율이 커지면서 배당 수익 증가를 기대해 볼 만하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메리츠캐피탈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메리츠캐피탈 4320만 주를 주당 8857원에 매입한다. 인수 규모는 3826억 원으로 추산된다. 메리츠캐피탈 최대주주인 메리츠금융지주에 신주를 발행하는 포괄적 주식 교환 형태다.

메리츠증권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현금 유출입 없이 자기자본을 2조 2000억 원까지 늘린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14년 말 7916억 원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2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하는 셈이다. 작년에는 아이엠투자증권 인수와 4000억 원대 유상증자 등을 단행하기도 했다.

최종 목표는 대형 IB 진입을 위한 기본 자격요건인 자기자본 3조 원이다. 신용공여 한도 확대와 함께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적용 기준을 완화하는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20년 3월 종합금융업 라이선스 만료에 대비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등이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초대형 IB를 준비중인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메리츠캐피탈의 최대주주 변화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사업영역이 확실한 메리츠증권이 자회사 배당금에만 의존해야 하는 메리츠금융지주보다 재무적 지원 여력이 높다는 평가다. 메리츠증권의 단독 자회사인 만큼 유상증자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메리츠캐피탈 입장에선 조달 비용 감축도 기대해 볼 만하다.

지난 4년간 빠른 속도로 자산을 늘려왔던 메리츠캐피탈이다. 9월 말 기준 차입부채는 3조 원을 넘어섰고 레버리지배율은 9배에 달한다. 그만큼 재무안정성이 취약해졌다는 지적이다. 신용도가 떨어지니 조달 비용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메리츠금융지주 보증 방식을 탈피해 자체 조달을 늘려가고 있지만 금리 경쟁력이 희석되는 형국이다. 지난 4월에는 풋옵션을 제공하는 채권을 찍기도 했다.

시장 관계자는 "메리츠캐피탈은 지주사 지급보증 한도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정도로 사업확장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거래로 메리츠증권이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만큼 메리츠캐피탈의 조달 비용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 교환이 마무리되면 메리츠금융지주의 메리츠종금증권 지분율은 32.36%에서 44.53%로 늘어난다. 핵심 자회사에 대한 경영권 지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만큼 이번 계기로 지배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지주로선 배당 수입 증가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 메리츠증권의 배당 성향은 30% 내외로 여타 증권사 대비 높은 편이다.

그룹에 미치는 부정적 요인도 간과할 수 없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메리츠캐피탈의 지원 부담을 결국 증권사가 오롯이 혼자서 지는 셈"이라며 "여기에 증권과 캐피찰이 컨소시엄 형태로 부동산 PF에 투자하는 규모가 적지 않아 우발채무가 집중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증권의 3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줄어들긴 했지만 메리츠캐피탈 인수로 이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알렉스 최 사장의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586억 4300만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6.1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31.66% 줄어든 1963억 810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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