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사업분할, 신용도 변화 이끌까 차입금 3.4조 감축 '긍정적'…이익 창출력 약화·핵심사업 난항 전망
김병윤 기자공개 2016-11-23 09:44:59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2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A0, 부정적)이 비조선부문을 6개 독립회사로 분할한다. 시장에서는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의 수순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분할 후 현대중공업은 조선·해양·엔진 등에 주력할 예정이다.분할로 가장 기대되는 효과는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효율화다. 7조 원을 웃도는 현대중공업의 총차입금 중 3조 4000억 원이 분할신설회사로 이전된다. 현대중공업의 부채비율은 10%p 낮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분할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차입금 감축은 긍정적이지만, 분할로 인한 이익 창출력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무엇보다 조선·해양 등 주력 사업부문의 부진이 장기화되는 점이 신용도 개선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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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 카드 꺼내 든 현대중공업…총차입금 3.4조 원 감축
현대중공업은 지난 15일 전기전자·건설장비·로봇/투자 사업을 인적분할 방식으로, 그린에너지·서비스 사업을 현물출자(물적분할) 방식으로 분사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분할 후 분할존속회사인 현대중공업은 조선·해양·엔진 등의 사업에 주력할 예정이다.
분할의 가장 큰 효과는 차입 규모의 축소다. 올 9월 말 별도 기준 현대중공업의 총차입금은 7조 3000억 원이다. 이 중 3조 4000억 원 규모의 차입금이 분할신설회사로 이전된다. 분할 후 현대중공업의 총차입금과 순차입금은 각각 3조 9000억 원, 2조 1000억 원이다. 부채비율은 106%에서 분할 후 96%로 낮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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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내 핵심자산으로 평가되는 현대오일뱅크(AA-, 안정적) 경우 지분 91.13%가 현대로보틱스로 이전된다. 시장에서는 핵심 자산을 품은 현대로보틱스를 중심으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송민준 한신평 연구위원은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중공업과 현대건설기계·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스템) 지분 13.4%를 보유하게 된다"며 "이에 그룹 지배구조 상 핵심적 지위를 확보하게 되며, 향후 계열사 지분 추가 확보를 통해 지주사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신평사 "분할 영향력 제한적…업황 침체·현금창출력 약화"
신평사들은 이번 분할 이후 신용도 변화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차입금이 크게 줄어든 것은 긍정적이지만, 일부 사업 부문이 떨어져 나가 현금창출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것.
홍석준 한신평 연구위원은 "단기적 차입금 감축 효과에도 불구하고 전기전자·건설장비 사업부문 등의 현금창출력과 현대오일뱅크의 자산 가치가 기존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분할신설회사로 이전되는 점을 감안하면 분할 이후 현대중공업의 재무부담은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현대중공업의 주력 산업의 전망이 밝지 못한 점이 신용도 개선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7일 올해 신규 수주 전망을 195억 달러에서 95억 달러로 낮췄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조선·해운 업황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현대중공업 경우 신규 수주도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어, 근본적인 신용도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중공업과 재무·수익성 등에 대한 추가적인 인터뷰를 진행한 뒤, 신용도 점검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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