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산업가스 실질 EBITDA 두고 '설왕설래' 연결 제외 자회사 포함시켜 산정‥거래가 욕심 무리수
권일운 기자공개 2016-12-12 17:13:29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8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성산업가스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1500억 원이라는 매각자 측 주장에 대해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매각자 측은 합작사 실적을 지분율만큼 반영한 1500억 원이 타당하다는 입장이지만, 합작사 실적은 별도로 따져야 한다는 게 원매자들 주장이다. 격차가 200억~300억 원가량이지만, EBITDA에 많게는 10배 이상을 곱해 기업가치를 산정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대성산업가스의 올 상반기 연결 EBITDA는 579억 원이다. 대성산업가스 국내법인과 중국 소재 자회사 2곳의 실적을 더한 수치이다.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대성산업가스의 연간 EBITDA가 1200억 원을 넘어설 것을 낙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1054억 원을 기록한 전년대비 약 15% 개선된 수치다.
매각 주관사는 대성산업가스의 EBITDA를 1500억 원 이상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직전 12개월간 400억 원 이상의 EBITDA를 기록한 그린에어와 최근 7개월 사이에 60억 원의 EBITDA를 창출한 리밍(Liming)의 실적을 반영한데 따른 것이다. 그린에어와 리밍은 대성산업가스가 각각 49%와 40%의 지분을 갖고 있는 합작사로 연결 손익계산서에는 실적이 반영되지 않는다.
대성산업가스의 EBITDA를 1200억 원이라고 가정하고, 합작사 2곳의 EBITDA 전망치를 지분율만큼 반영하면 1500억 원에 근접한 수치가 나온다. 대성산업가스와 그린에어, 리밍의 결산이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상황으로 매각자 측이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는 '실질적 EBITDA'가 1500억 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원론적으로는 연결 대상 합작사의 경우 EBITDA를 더해야 하고, 연결 대상이 아닌 합작사의 EBITDA는 지분율만큼 반영할 수 있다. 여기에는 합작사와 사업적 연관성이 크고, 어느 정도의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전제가 따른다. 그러나 대성산업가스처럼 매매를 위한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소수 지분을 보유한 합작사 실적을 더해 EBITDA를 산출하는 게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가장 큰 문제는 사업 영역이나 대차대조(자본-부채 상황)에 차이가 있는 합작사의 소수 지분을 모회사와 동일한 EBITDA 배수에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매각자 측은 현재 대성산업가스매각 희망가(EV 기준)를 2조 3000억 원까지 높여놓은 상황인데,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EBITA 배수를 20배 가까이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장부가가 합계가 641억 원에 불과한 합작사 2곳의 실적을 반영하는 바람에 5000억~60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더 지불해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인수합병(M&A) 업계에서는 합작사는 별도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 책정 절차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합작사의 현금창출력과 대차대조를 기반으로 멀티플을 산정한다는 점 자체는 동일하지만, 비 경영권 지분에 대해서는 일정 할인율을 적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멀티플과 할인율은 △합작사의 지분을 파트너와 협의 없이 임의로 매각할 수 있는지 △합작 관계가 바뀌더라도 지분 가치가 유지되는지 등에 따라 달라진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100% 지분을 살 수 있는 대성산업가스와 마이너리티(소수) 지분만 얻을 수 있는 합작사에 동일한 멀티플이 적용될 경우 기업가치에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그린가스나 리밍과 같은 합작사들은 취급 제품군이나 거래 상대방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수천억 원을 추가로 얹어줘야 할지는 고민해 볼 부문"이라고 지적했다.
"매각자 측이야 당연히 대성산업가스의 EBITDA가 트리거 행사 조항에 명시된 1400억 원 이상으로 인정받고, 멀티플 또한 수십 배를 적용받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이라고 덧붙인 이 관계자는 "작은 숫자 하나가 바뀔 때 마다 파이낸싱(조달) 부담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원매자들이 최적의 밸류에이션을 도출해 내기 위해 골머리를 싸매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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