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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안츠생명 M&A 미스터리]EV분석 적정가, 2000억 원 웃돈다②경쟁 생보사 비교분석 산출…자기자본 감소·LAT 결과가 변수

윤 동 기자공개 2016-12-01 09:59:00

이 기사는 2016년 11월 30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알리안츠생명보험(이하 알리안츠생명)이 사실상 웃돈을 주고 팔린 셈(마이너스 딜)이 되면서 알리안츠생명의 진정한 가치가 얼마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혹여 알리안츠생명의 가치가 폭락했기 때문에 마이너스 딜이 발생하지 않았겠나 하는 추측에서다.

더벨의 분석 결과 알리안츠생명은 수익성·건전성 측면에서 최악의 상황에 놓여 높은 가격을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돈을 얹어주면서 매각할 만큼 심각하게 가치가 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보험사 가치 평가에 널리 활용되는 EV분석 방법으로 추산된 알리안츠생명의 내재가치가 적어도 2000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EV 1조 340억 원 추정…자기자본 기준으로 추산

통상 보험사의 적정 매각가 산출을 위해서 가장 먼저 EV(Embedded Value;내재가치) 평가를 진행한다. EV평가는 2009년 동양생명보험의 상장 때 공모가 산정에 활용된 이후 생보사의 주요 가치평가 방식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최근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ING·KDB생명 모두 EV평가를 활용해 적정 매각가를 산출하고 있다.

내재가치(EV)의 구성-1
EV는 계약 체결 이후 현금흐름이 꾸준히 발생하는 보험사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개념이다. EV는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조정순자산가치(ANW)에 보험계약의 미래 가치를 나타내는 보유계약 현재가치(PVIF)를 합해 산출된다. EV 산출에는 미래 투자이익률, 시장금리, 해약률, 사업비율 등 경제적·계리적 가정이 포함돼 외부에서 이를 정확히 추정하기 어렵다. 특히 알리안츠생명이 최근 수년 동안 EV 및 그 가정에 활용할 수 있는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기에 더욱 그렇다.

EV 산출에 필요한 정확한 데이터를 현재 단계에서 구하긴 어렵지만 꽤 설득력 있는 논리로 근사값을 추정할 수는 있다. 자기자본과 조정순자산가치, 그리고 EV를 공개한 다른 보험사와의 비교를 통해 EV를 예측해 보는 방법이다. 조정순자산가치는 자기자본에 준비금, 무형자산 가치 등을 조정한 수치라 자기자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 EV 역시 조정순자산가치가 얼마인지에 좌우돼 차이가 미미하다.

삼성생명 등 상장 생보사 4곳의 지난해 EV는 평균적으로 자기자본의 1.04배에 해당한다. 지난해 말 기준 알리안츠생명의 자기자본은 9943억 원이다. 여기에 1.04배를 적용할 경우 알리안츠생명의 EV값은 1조 340억 원이 될 수 있다는 게 여러 전문가들의 평가다.

상장 생보사 EV 현황-1

다만 여기에 할인율을 가정해야 한다. 상장 생보사들도 EV만큼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생장 생보사 3곳(미래에셋생명 제외)의 시가총액은 평균적으로 EV의 74% 수준이었다. 이를 감안해 알리안츠생명의 지분 100% 가치를 따져보면 7652억 원으로 평가될 수 있다.

◇자기자본 감소·LAT 결과가 변수…최악의 경우 가정해도 적정가 2000억 웃돌아

보험사는 이렇게 산출된 EV값을 기초로 매각가를 확정하게 된다. 보험사마다 세세한 변수가 발생해 매각가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지만 기본적으로 EV 수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알리안츠생명의 경우 경영상의 문제 탓에 EV값이 매년 줄어들어 적정 매각가 산출을 어렵게 만든다.

먼저 EV값 산출의 기본이 되는 조정순자산가치가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알리안츠생명의 자기자본은 적자의 영향으로 지난 2012회계연도 1조 1599억 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후 축소하고 있다. 아직 결산이 마무리되지 않았으나 보험업계는 알리안츠생명이 올해도 적자를 기록해 자기자본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크기변환_알리안츠생명의 자기자본 당기순이익 추이

보험부채 시가평가 대비가 미비한 것도 알리안츠생명의 발목을 잡는다. 현재 보험업계에서는 2013회계연도부터 보험부채적정성평가(LAT) 제도가 도입됐다. 모든 보험사가 보험부채 시가평가 금액을 추정하고 그 이상의 책임준비금을 쌓도록 하는 것이 LAT제도의 골자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해 책임준비금이 부족해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는 판정을 받은 유일무이한 보험사가 됐다. 때문에 600억 원대 책임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하면서 이익잉여금을 사용한 결과 사상 최대 적자(당기순손실 874억)를 면치 못했다.

금융감독 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알리안츠생명은 올해 연말 LAT 결과 책임준비금이 부족하다는 판정을 다시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올해 연말 이후 EV 수치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책임준비금 추가 적립으로 자기자본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인수 후보자 입장에서는 당장 내년 EV 수치가 줄어들 것을 알면서 올해나 지난해 EV 수치를 기준으로 매각가를 산정할 이유가 없다.

다만 알리안츠생명이 가까운 미래에 내재가치가 마이너스(-) 수치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 알리안츠생명의 EV 수치를 추산하더라도 적정 매각가가 2000억 원을 웃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또 신규회사 설립이 제한된 국내 생명보험업 환경 상 알리안츠생명의 라이센스 자체도 상당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EV 산출에서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알리안츠생명의 적정 매각가는 200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라며 "알리안츠생명의 마이너스 딜은 일반적인 EV 방식으로 산출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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