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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산업가스 기업가치 저평가, 골드만의 '꽃놀이패'? '거품없는' 가격에 잔여 지분 인수 기회 얻을수도

권일운 기자공개 2016-12-12 17:13:39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2일 09: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성산업가스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되는 분위기는 매각자 측에게 비관적이기만 할까. 지분 매각 대금으로 급한 불을 꺼야하는 대성합동지주 입장에서는 일단 그렇다. 반면 또다른 매각자인 골드만삭스PIA의 관점은 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성산업가스의 잔여 지분을 헐값에 인수할 기회가 생긴다는 점에서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대성산업가스 공개매각 절차는 대성합동지주의 요구로 이뤄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성합동지주 입장에서는 만기가 임박한 회사채 상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대성산업가스 지분 40%를 유동화하는 것 뿐이었던 까닭이다.

하지만 경영권 행사가 완벽하지 않은 소수 지분을 대성합동지주가 임의로 처분한다고 했을 때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대성합동지주는 그래서 최대주주(60%)인 골드만PIA 측과 논의한 끝에 지분 100%를 공개매각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공개매각은 골드만PIA가 주도하고, 대성합동지주는 태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하는 형태를 띠었다.

인수합병(M&A) 업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골드만PIA가 잔여 지분까지 인수하는 것이 낫지 않냐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골드만PIA가 굳이 소수 지분을 매입해야 할 필요가 있냐는 반론도 있었다. 여기에는 골드만PIA가 지분 인수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거쳐야 할 절차가 만만치 않다는 점도 고려됐다.

어쨌든 공개매각에 착수한 이상 거래 주도권을 쥔 골드만PIA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계열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의 주관 아래 대성산업가스 몸값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대성산업가스의 수익성 지표나 수익성 지표 대비 기업가치에 대한 논란이 생기고 있지만, 20억 달러(약 2조 3000억 원)는 받을 수 있다는 게 골드만PIA의 입장이다.

골드만PIA 측의 바람은 시장 컨센서스(대세 의견)와는 상당한 괴리를 나타내고 있다. 대성산업가스의 실질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1500억 원에 달한다는 점이나, EBITDA 멀티플을 15~20배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시장 관계자들은 대체로 공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IB 업계 관계자는 "골드만PIA는 자신들이 염두에 둔 엑시트(투자금 회수)시기가 도래하기 전까지는 지금 체제에 변화가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성합동지주의 상황을 방관만 할 수는 없기에 공개매각에 나섰지만, 어정쩡한 가격에 대성산업가스를 매각하느니 차라리 유찰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듯 하다"고 말했다.

물론 골드만PIA가 자신들이 주장하는 바를 원매자들에게 관철시키고, 최대한 비싼 값에 대성산업가스 지분 100%를 매각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다. 대성합동지주는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골드만PIA는 예상한 시점보다 투자금 회수(엑시트) 시기를 앞당겨 연환산수익률(IRR)을 높이는 결과를 얻을 수 있어서다.

다만 입찰가가 기대치에 미달하는 수준에서 형성됐을 경우에는 셈법이 복잡해진다. 대성합동지주 입장에서는 장부가 대비 차손이 발생하지 않고,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자금 규모를 충족시킬 경우 거래가 성사되는 쪽을 원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골드만 PIA는 투자 당시 염두에 둔 수준(EV기준 최소 1조 5400억 원)보다 낮은 금액이 제시됐을 때는 공개매각 시기를 뒤로 미루는 것이 낫다.

이 경우 대성합동지주의 도우미 역할은 골드만PIA가 맡으면 된다. 골드만PIA가 자신들이 예상한 '적정 가격'에 비해 한참 낮은 수준에 대성산업가스의 기업가치가 형성돼 있다면 지분 100%를 확보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란 논리다. 소수 지분은 통상 경영권 지분보다 큰 폭의 할인율을 적용해 거래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골드만PIA는 대성산업가스 투자 단가를 큰 폭으로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련의 절차가 진행된다면 골드만PIA가 대성합동지주의 마지막 보루마저 채갔다는 비난 여론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골드만PIA는 공개매각 절차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시그널을 보여 줬기에 최소한의 명분은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시장에서 나온 대성산업가스의 '객관적인' 평가에 근거한 금액에 잔여 지분을 인수했다는 방어 논리를 내세울 수 있다.

대성산업가스가 대성합동지주와의 연결고리를 끊게 되면 수익성 개선 효과는 한층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용 가스 시장 자체가 예전과 같은 고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국면이지만, 골드만PIA 체제 아래서는 부채를 줄일 여력이 생겨 금융 비용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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