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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 최후통첩 "성동조선 부지 800억에 넘겨라" 통영LNG발전소 부지로 활용…채권단 난색 표명

이상균 기자공개 2016-12-05 07:59:32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2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산업개발이 추진중인 경남 통영의 LNG복합화력 발전소 건설 사업이 좌초위기에 빠졌다. 발전소 부지로 점찍은 성동조선해양 부지 가격을 놓고 현대산업개발과 성동조선해양 채권단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이 원하는 가격은 500억 원 이상으로 벌어져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LNG발전소를 가동해도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부지 가격이라도 낮춰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딜로이트안진에 성동조선해양 부지를 800억 원에 매각하지 않으면 거래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딜로이트안진은 성동조선해양의 채권단인 한국수출입은행과 농협은행, 우리은행, 군인공제회를 대신해 매각 주관사 역할을 맡고 있다.

딜로이트안진 관계자는 "1년 전과 마찬가지로 현대산업개발은 성동조선해양 부지를 800억 원에 매각하라는 입장"이라며 "지난달 말 최후통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성동조선해양 채권단 측은 그 가격대로는 넘길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며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고 협상 의지도 적극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성동조선해양 부지를 매각하기 위해선 채권단 4곳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다.

성동조선해양 채권단은 지난 2015년 공개입찰 방식으로 통영 3야드 부지 27만5269.10㎡ 규모의 토지를 매물로 내놨다. 현대산업개발은 이곳에 발전용량 920MW급 1기와 14만㎥급 저장탱크 2기 등 통영 LNG복합화력발전소를 짓기로 하고 단독 응찰했다. 당시 토지매입가는 1350억 원이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부지 매입은 마무리 단계에서 삐걱대기 시작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입장을 바꿔 부지 매입가를 800억 원으로 대폭 낮춰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채권단이 이에 대해 거부하면서 성동조선해양 부지 매각은 1년 반 이상 표류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이처럼 돌변한 것은 국내 전력시장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이 통영 LNG복합화력발전소 사업을 계획했던 2012년 7~8월에는 전력예비율이 2~3%까지 떨어질 정도로 전력난이 심했다. 이에 정부에서는 전력난 해소를 위해 민자LNG발전소 설립을 대거 허가했다. 3년이 지난 뒤에는 경제난으로 전력 수요증가량이 예상에 못 미치면서 전력 예비율이 10%를 넘고 있다.

황금알을 낳을 줄 알고 민자LNG화력발전소 시장에 진출한 대기업들은 손해가 막심했다. 국내 전력시장은 발전 원가가 낮은 원자력과 석탄이 기저발전 역할을 하고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 LNG발전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현재처럼 전력 예비율이 충분하다면 굳이 LNG발전소를 가동시킬 필요가 없어진다. 올해 상반기 LNG발전소 가동률은 36%에 불과했다. 적자가 이어지면서 대기업들은 민자LNG화력발전소에서 발을 빼고 있다.

현대산업개발도 이 같은 시장 변화를 정확히 알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4년 10월 운영을 시작한 동두천 LNG복합화력발전소의 사업자인 동두천드림파워 지분 14.2%를 보유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은 부지라도 싸게 매입해야 통영 LNG복합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메울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발전소 건립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모집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을 포기해도 현대산업개발이 손해 보는 것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은 통영 LNG복합화력발전소 사업자인 통영에코파워에 지분 형태로 7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었다.

딜로이트안진 관계자는 "성동조선해양 채권단 측에서 현대산업개발의 요구에 대해 아직 답변을 보내지 않은 상태"라며 "협상 시한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이달 안에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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