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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받는 자문형 랩, 1조원도 위태 연초 이후 꾸준한 유출…자문사, 업무위수탁으로 수익원 발굴

서정은 기자공개 2016-12-08 06:31:00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6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문형 랩어카운트(Wrap Account)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박스권 장세로 인한 투자 유인 약화, 자문사의 이탈, 증권사의 전략 변화 등으로 자문형 랩 잔고는 1조 원도 위태한 상황이다. 자문사들 또한 자문형 랩 대신 업무위수탁 계약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모습이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증권사의 자문형 랩 계약 자산은 1조 1437억 원으로 집계됐다. 자문형 랩에서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매월 자금이 이탈하면서 약 4660억 원이 빠져나갔다. 자문형 랩 잔고는 2013년 2조 원대를 기록하다 2014년~2015년 1조 원대로 떨어졌다.

계약건수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자문형 랩의 계약건수는 지난 5월 처음으로 1만 건대로 진입한 뒤 매월 500건씩 감소세다. 지난 9월 말 계약건수는 1만 7000건, 연초 이후로는 5800건이 줄었다.

자문형랩잔고추이
<자료 = 금융투자협회>

이와 달리 일임형 랩은 점차 살아나는 분위기다. 일임형 랩의 총 잔고는 지난 9월 말 기준 100조 3146억 원을 기록했다. 2014년 말 71조 원, 2015년 말 89조 원에 이어 올 들어 100조 원을 넘겼다.

증권업계에서는 자문형 랩의 입지가 축소된 이유로 크게 두 가지에 주목했다. 우선은 유능한 자문사들이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하면서 소위 자문형랩 선수들이 빠졌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로서는 트랙레코드가 없는 신생 자문사와 계약하기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박스권 장세로 인한 증권사들의 전략 변화도 한 몫 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보면 저금리, 박스권이 이어지다보니 채권형 상품 위주로 판매가 이뤄질 수 밖에 없다"며 "수익성을 위해 선취보수가 높은 상품을 추천하는 움직임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수익률 부진도 이탈을 가속화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자문사들 상당수가 중소형주로 대응을 했는데, 하반기부터 대형주 장세가 오면서 수익률이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그 여파로 올 초에 많은 증권사들이 자문형랩을 본사운용형 랩으로 돌리는 등 운용전략을 바꾼 상태다.

자문사들도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해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투자권유 업무위수탁 계약이다. 투자권유 업무위수탁 계약은 투자일임업자가 자신이 운용하는 투자일임계약의 투자권유 업무를 증권사에 위탁하고, 증권사는 내부감독 하에 투자권유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VIP투자자문, 유니베스트투자자문, 한가람투자자문 등은 증권사들과 계약을 맺고 투자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 자문사 관계자는 "보수가 낮은 자문형 랩보다는 일임형 상품을 전략적으로 키워가는 분위기"라며 "업무위수탁 계약의 경우 자문사 고객으로 흡수될 여지가 커 몇몇 자문사들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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