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 벤처펀드 경쟁…재투자 프로세스에 관심 내년 환경부·교육부 신규 벤처펀드 조성…2018년 국방부도 합류할듯
양정우 기자공개 2016-12-13 08:32:22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8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 부처들이 '벤처펀드 조성' 경쟁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펀드에 예산을 투입하면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회수를 벌여 재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환경부를 비롯해 교육부, 국방부 등이 벤처펀드 조성 대열에 새롭게 합류할 전망이다.'모태펀드 출자→자펀드 운용→모태펀드 회수'로 이어지는 과정이 제대로 자리를 잡으면 정부 부처는 추가 예산을 투입하지 않는 단계에 이를 수 있다. 자펀드들이 안정적으로 투자 수익을 거둔다면 정부가 투입한 출자예산은 시간이 흐를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부처, 벤처펀드 '재투자 프로세스'에 매력
그동안 정부 부처는 대부분 관할 산업 섹터에 하향식으로 자금을 지원해왔다. 자금을 투입할 기업을 선정하는 절차는 물론 지원 규모와 구조까지 모두 정부 자체적으로 결정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국내 벤처투자 시장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면서 벤처펀드의 효용성에 주목했다. 무엇보다 정부 예산이 자금 지원과 동시에 사라지는 게 아니라 수년 뒤 다시 회수할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정부 부처가 모태펀드에 출자예산을 투입하면 모태펀드 운용사는 자펀드(벤처펀드) 조성 작업에 착수한다. 자펀드 운용사를 선정하는 동시에 모태펀드의 자금을 자펀드에 출자하는 것이다. 이후 자펀드는 운용 과정을 거쳐 청산한 뒤 다시 출자자인 모태펀드에 투자 성과를 배분한다. 자펀드가 꾸준히 수익을 거둔다면 소관 산업의 벤처 생태계를 반영구적으로 지원하는 재원이 되는 셈이다.
벤처펀드를 운용하는 벤처캐피탈은 '옥석 가리기' 측면에서도 정부 부처보다 우위에 있다. 투자처 발굴부터 투자회수 작업에 이르기까지 투자심사역들은 국내에서 최고 전문가로 꼽히고 있다. 아무래도 투자와 회수라는 자본시장의 프로세스는 민간 영역의 기능에 가깝다.
민간 자본을 끌어와 벤처펀드에 매칭한다는 것도 강점이다. 한국벤처투자와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하 농금원) 등 국내 대표적인 모태펀드 운용사는 자펀드를 운용할 벤처캐피탈을 선정할 때 일정 비율로 민간 자본을 유치할 것을 요구한다. 정부 예산보다 규모를 키워서 적재적소에 투입할 수 있는 셈이다.
◇모태펀드 운용사 한국벤처투자·농금원…10개 부처서 출자예산 투입
국내에서 정부 부처의 출자예산으로 조성된 모태펀드는 한국모태펀드와 농수산식품모태펀드가 대표적이다. 각각 한국벤처투자와 농금원에서 운용을 전담하고 있다.
이들 모태펀드에 예산을 투입하는 정부 부처는 총 10곳에 달한다. 한국모태펀드에는 중소기업청(중소기업진흥공단)과 문화체육관광부, 특허청, 영화진흥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8곳의 부처에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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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벤처투자는 정부 예산을 토대로 매년 각 부처가 원하는 콘셉트의 벤처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중진계정(창업초기, 지방기업, 부품소재, M&A등) △엔젤계정(엔젤매칭투자조합 등) △지방계정 △문화계정 △관광계정 △스포츠계정 △영화계정 △특허계정 △미래계정 △보건계정 등으로 분야를 세분화해 운용사를 선정하고 있다.
농수산식품모태펀드에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가 출자 예산를 지원하고 있다. 두 부처는 농식품 벤처 생태계가 유달리 척박하다는 시각에 따라 한국벤처투자가 아닌 별도의 모태펀드 운용사를 확보하고 있다. 농금원측에서는 농식품부와 해수부 분야를 각각 4곳, 1곳으로 나눠 벤처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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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교육부· 국방부 등 '뉴페이스' 등장
환경부와 교육부, 국방부 등은 정부 부처의 '벤처펀드 조성' 러시에 뒤늦게 합류할 예정이다. 환경부와 교육부는 내년 벤처펀드 결성이 확정돼있다. 다만 결성 프로세스는 두 부처가 다소 차이를 보일 수 있다.
교육부는 다른 정부 부처와 같이 한국벤처투자의 모태펀드에 출자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총 12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해 교육 계정으로 대학창업펀드를 최대 200억 원 규모로 조성할 방침이다.
반면 환경부는 농식품부와 해수부처럼 독자적으로 모태펀드를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환경산업의 벤처 기업도 경영 환경이 열악한 것은 농식품 분야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향후 25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쏟아부을 예정인 만큼 투자 효율이 가장 높은 방안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환경부측은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벌인 뒤 이런 방침을 확정하겠다는 각오다.
국방부는 오는 2018년에 첫 번째 벤처펀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매년 300억 원씩 향후 5년간 1500억 원을 출자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놨다. 국방부 내부에서는 한국벤처투자를 통해 벤처펀드를 만드는 뱡항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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