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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회사채, 산은 등장 대량 미매각 막았다 [Deal Story]인수단 부담 최소화 "처분 어렵지 않을 듯"…그룹 신용불안 재확인 '아쉬움'

김시목 기자공개 2016-12-13 08:05:58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9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년 만에 공모채 시장을 찾은 두산이 수요예측을 마쳤다. 최선은 아니지만 최악은 피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핵심 계열사의 신용등급 하향 압박과 회사채 수급 불안 속에 인수단에서조차 '전량 미매각'에 대비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하지만 산업은행이라는 구원투수가 나타나 최악의 시나리오는 막았다. 사실상의 국책은행의 여신성 자금 집행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발행사나 인수단으로서는 물량 부담의 절반을 털어낼 수 있었다.

두산이 회사채 발행에 착수한 초기부터 불안감은 감지됐다. 세일즈 역량이 탁월한 대형 증권사 IB(투자은행)들이 일찌감치 발을 빼면서 시장의 우려를 고스란히 대변했다. 중소형 IB 가운데 리테일 역량이 풍부한 곳들을 주관사로 선정한 것 역시 미매각을 어느 정도 예상해둔 시나리오였다.

두산은 전일(7일) 750억 원 어치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희망 금리밴드 내로 300억 원 가량이 유입됐지만 450억 원 가량은 미배정 처리됐다. 금리밴드 상단을 50bp까지 확대하는 등 절대금리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지만 시장의 우호적 반응은 유도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전량 미매각'이란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한 일등공신은 산업은행이다. 수요예측 참여 가능 물량(공모액의 40%)을 모두 주문하며 300억 원을 인수했다. 사실상 다른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전무(0)했던 만큼 산업은행이 손을 잡지 않았으면 우려가 그대로 현실로 이어질 뻔 했던 상황.

시장 관계자는 "당초 산업은행이 수요예측을 앞두고 물량 인수를 긍정적으로 들여다보면서 안도하긴 했지만 당일 마음이 바뀌어 참여하지 않겠다고 하면 딱히 할 말은 없는 상황이었다"며 "다행히 산업은행이 들어오면서 미배정 물량을 최소치로 줄일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공'은 이제 인수 증권사 리테일 창구로 넘어갔다. 아직 최종 발행(16일)이 이뤄지지 않아 금리는 확정되지 않았다. 금리가 정해지는대로 참여 증권사들은 리테일 소화를 위한 판매 전략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참여 증권사들의 인수수수료율 30bp까지 활용한다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을 전망이다.

해당 증권사가 책임질 물량은 인수사 1곳당 60억~100억 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주관사인 IBK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 175억 원 가량의 인수 물량 가운데 100억 원 가량, 한화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한국투자증권, 신영증권 등이 100억 원 중 60억 원 어치씩을 리테일에서 소화해야 한다.

IB 관계자는 "신용 이슈는 있지만 금리 자체만 놓고 보면 매력이 있는 상품이 될 수 있고 2년물 채권이란 점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수수료율만큼의 여유가 있기 때문에 발행 이후 스프레드 등을 감안해 판매한다면 그리 부담스럽진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의 수요예측 참여와 향후 증권사 리테일 소화력을 감안하면 차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두산이나 수익 창출이 예상되는 IB들 입장에서 실리적 결과물은 챙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두산을 비롯한 그룹의 신용 리스크가 재확인됐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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