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2월 12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이 침체에 빠진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을까. 그 동안 실적 악화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던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가 새 주인을 만나 기사 회생할 수 있을 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현대백화점은 지난 8일 영업양수도 방식으로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를 인수했다. 거래 금액은 3261억 원으로 이는 순자산가치와 SK네트웍스가 취급하는 의류의 브랜드 프리미엄이 포함된 가격으로 판단된다.
지난 3분기 기준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의 순자산가치는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으나 이는 회계상 수치일 뿐 실제로는 유형자산을 포함해 3000억 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SK네트웍스가 지난 11월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패션부문의 자산총계는 4538억 원을 나타냈다. 반면 부채총계는 자산총계를 웃도는 4554억 원으로 집계돼 순자산가치는 '-16억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회계 전문가들은 자산과 부채를 사업부별로 안분한 수치라는 점에서 분기보고서 내용을 신뢰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한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사업부문별 부채에 회사 차입금을 포함한 모든 부채를 일정 비율로 할당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가 아닐 것"이라며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 실제 순자산가치는 과거에 인수했던 브랜드 '오브제'의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옆 빌딩과 의류 재고 자산 등에 매입채무 등 영업성 부채를 빼고 남은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현대백화점이 3000억 원 이상을 주고 인수한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를 살릴 수 있느냐다. 수년간 저조한 실적을 나타냈다는 점에서 당장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K네트웍스 전체 사업부 가운데 패션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2% 내외로 미미한 편이지만 매년 5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꾸준히 올려왔다. 문제는 갈수록 영업이익은 줄어들어 장사를 해서 벌어들이는 돈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최근 5년간 패션사업부 실적을 보면 이 같은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패션사업부 매출액은 지난 2011년 5005억 원에서 2015년에는 5657억 원으로 13% 넘게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01억 원에서 150억 원을 기록,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EBITDA마진 역시 13.5%에서 5.6%로 절반 이상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패션사업부의 실적 악화가 지속된 배경으로 SPA 브랜드 강세를 꼽고 있다. 유니클로를 비롯한 패스트패션(Fast Fashion) 브랜드가 시장을 잠식하면서 기존 트레디셔널 의류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현대백화점은 우선 백화점과 홈쇼핑 등 자사의 유통망을 통해 SK네트웍스 패션 브랜드의 마케팅과 판매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막강한 유통 채널을 등에 업더라도 이들 브랜드가 되살아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의 유통 채널만으로 SK네트웍스 패션브랜드의 성과를 미리 점치기 어렵지만 과거 한섬이 현대백화점에 피인수된 이후 보여줬던 견조한 실적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 이들 브랜드에 어떤 전략이 적용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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