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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근, 물 건너 간 2M 협정 성사시킨 배경은 계약기간 3년 동안 경쟁력 확보…日해운시장 재편도 염두

김성미 기자공개 2016-12-13 08:24:51

이 기사는 2016년 12월 12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창근 현대상선 대표이사(사진)가 물 건너 갈 뻔 했던 글로벌 얼라이언스(해운동맹) '2M' 협정을 체결하는데 큰 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M은 한진해운의 물류대란으로 한국 해운사에 손사래를 쳤지만 유 대표의 머스크·MSC와의 인맥을 통해 협상이 재개됐기 때문이다.

이상식 현대상선 얼라이언스관리팀장(상무)은 "2M과 협정을 체결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유 대표가 과거 얼라이언스관리팀장을 맡으며 머스크·MSC와 관계를 맺어놓은 덕에 계약 무산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고 12일 밝혔다.

유창근 대표_증명
이 상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연지동 본사에서 열린 '2M 얼라이언스 협상 타결 및 경영정상화 방안'을 주제로 열린 기자간담회 후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7월 14일 2M 얼라이언스 가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협상 타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렸다. 협상 중이었던 지난 9월 한진해운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행으로 2M은 한국 해운사에 대한 신뢰도가 급락하며 협상이 중단되기도 했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에 물류대란까지 터지면서 화주들이 한국 기업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협상이 길어지자 외신들은 현대상선의 2M 얼라이언스 가입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하는 등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9월 말 현대상선의 구원투수로 취임한 유창근 대표는 협상 재개를 위해 머스크·MSC의 대표와 컨퍼런스콜로 직접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구주본부장, 컨테이너사업부문장 등을 지내며 맺어둔 관계를 바탕으로 2M에 현대상선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협상이 재개됐지만 2M은 선박 신조 불가능, 장기 계약 등 선복량 증가를 제한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기 위해 보이지 않는 압력을 넣었다. 다행히 계약기간은 3년으로 통상 5~10년으로 맺는 다른 얼라이언스보다 짧은 편이다.

이 상무는 "선박 신조가 불가능하다면 최대한 짧게 계약기간을 잡는 것이 회사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며 "특히 2018년 말 일본 해운3사의 컨테이너부문 통합이 완료된 후 시장 환경이 또 다시 달라지는 점을 고려하면 3년이 적당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3대 해운사인 NYK, K라인, MOL은 각각 컨테이너 부문을 따로 떼어 내 통합키로 했다고 지난 10월 말 발표했다. 이들은 합병 후 글로벌 시장점유율 7%를 차지하는 세계 6대 컨테이너선사로 올라선다.

이에 현대상선은 해운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는 2M과의 협력으로 안정적으로 물동량을 확보하고 이후 재편되는 시장을 지켜보고 2M과의 재계약 또는 다른 얼라이언스 가입 등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김충현 현대상선 부사장(CFO)은 "화주들 입장에서는 단기계약이 장기보다 불안정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래도 현대상선의 재무건전성을 생각하면 현재보다 3년 후 더 유리한 위치에서 협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창근 대표는 "신조 선박 불가 조건은 2M과 계약을 맺은 미주·구주 노선 등 현대상선 전체 물동량의 55%에 해당된다"며 "이외의 45% 노선에 띄울 소형선은 내년 신조 발주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이 내년 4월 2M과 '2M+H 스트래티직 코퍼레이션(Strategic Cooperation)'이라는 얼라이언스를 출범하면 주간 선복량이 2만 4000~2만 5000TEU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현대상선의 주당 선복량은 2만 1000TEU수준이다.

현대상선의 선복량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우려에 대해 이 상무는 "현대상선은 2M과 매년 3분기 선복량 확대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회사가 경쟁력만 갖춘다면 비중은 늘릴 수 있는 구조"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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