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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보험사, 해외 법인 자본확충…연결 RBC제도 영향 본사에 자본 묶어둘 이유 없어져…현지 영업 강화도 목적

윤 동 기자공개 2016-12-14 11:24:18

이 기사는 2016년 12월 12일 1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결 RBC제도 도입을 앞두고 대형 보험사의 해외 법인 자본 확충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본사의 자본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해외 법인 증자를 기피했으나 연결 지급여력(RBC)제도가 도입되면 그럴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해상보험은 이르면 올해 안에 미국 법인에 최대 7800만 달러(한화 904억 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자본 확충이 마무리되면 삼성화재 미국법인의 RBC비율은 기존 300%선에서 600%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한화생명도 최근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에 1513억 원 규모의 증자를 마무리 지었다.

두 보험사 모두 현지의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본 확충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연결 RBC비율 도입으로 건전성 규제가 변경되는 상황도 자본 확충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연결 RBC제도는 해외 법인 등 계열사의 리스크를 보험사의 RBC비율에 반영하기 위한 제도로, 올해 연말부터 시행된다. 연결 RBC제도 하에서는 계열사의 잉여자본과 요구자본이 보험사의 지급여력금액과 지급여력기준금액에 지분율만큼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즉 건전성이 위험한 계열사가 많은 보험사의 RBC비율이 급락하게 된다.

다만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앞으로 보험사 본사에 자본을 묶어둘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그동안은 보험사의 개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RBC비율이 측정됐기 때문에 최대한 보험사 본사에 자본을 묶어놔야 했다. 그러나 연결 RBC제도가 도입되면 100% 주식을 가진 자회사에 증자할 경우 본사에 자본을 쌓아둔 상태와 차이가 없어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연결 RBC제도가 도입되면 굳이 본사에 자본을 묶어둘 이유가 없다"며 "향후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해외 법인에 투자하는 보험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IFRS17(국제회계기준) 등 조만간 도입이 예고된 건전성 규제 강화 탓에 해외 법인에 투자하는 보험사가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본사의 자본을 확충하기 바빠 해외 법인까지 신경을 쓰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연결 RBC제도가 시행되면 이전보다 해외 법인에 투자할 환경이 갖춰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조만간 도입될 IFRS17 등을 감안하면 대형 보험사 외에는 해외 법인에 투자할 수 있는 보험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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