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2월 13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대체 선박을 투입한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부산발 물량을 30%가량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주 노선에 투입한 대체 선박을 정기 서비스로 전환하면서 한진해운 화주 흡수는 물론 신규 고객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 9월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미주·구주 노선에 대체 선박을 투입하면서 4분기 부산발 한진해운 화물을 30% 이상 흡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진해운의 물량이 해외 대형 해운사로 넘어간다는 우려의 목소리에 현대상선이 발 빠르게 대체 선박을 투입,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 화주들의 물량 흡수에 힘썼다는 평가다. 현대상선은 지난 9월 미주 노선에 4000TEU급 선박 4척을, 구주 노선에 4000TEU급 선박 1척을 투입했다.
유창근 현대상선 대표는 전날 서울 종로구 연지동 본사에서 열린 ‘2M 얼라이언스 협상 타결 및 경영정상화 방안'을 주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진해운의 물량을 상당히 많이 처리해 한국 수출 화물을 담당하는 화주들의 물류활동을 적극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9월 부산을 출발해 10월 미주에 도착함에 따라 한진해운 물량이 얼마나 처리됐는지는 4분기에 반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3분기에는 한진해운으로부터 흡수한 물량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주 노선은 투입한 대체 선박을 정기 서비스로 전환시키며 4분기 미주 노선 물동량 증대도 기대된다. 중국 상하이-광양-부산-미국 LA를 기항하는 노선으로 4000~60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이 투입됐다.
현대상선이 아주-미주 노선에 주력하는 이유로는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중장기 전략으로 미주 시장을 중점 지역으로 꼽았기 때문이다. 현재는 현대상선이 경쟁력이 있는 서안에 선박을 투입했지만 상대적으로 약한 동안도 시장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미주 시장에서 서안은 연간 2.6%의 성장이 전망되지만 동안은 연간 5.2%의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한진해운이 사실생 회생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진해운이 7%이상 갖고 있는 아주-미주 시장 물량을 얼마나 확보하는지도 관건이다.
현대상선의 지난해 아주-미주 노선 시장 점유율은 4.5%에 불과하지만 한진해운은 7.4%에 이른다. 현대상선은 2013년부터 미주 노선 시장 점유율이 계속 하락하면서 실적도 악화됐다. 미주 노선이 회사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탓이다.
현대상선은 아주-미주 시장 점유율이 2010년 7.6%에 이르기도 했다. 시황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다가 2013년 6.4%, 2014년 5.7% 등 매년 하락했다.
현대상선은 미주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또 다른 전략으로 롱비치터미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해운사들은 주요 거점에 터미널을 확보해 하역비용 등을 절감, 수익성 개선을 꾀한다. 그러나 현대상선은 물동량이 많은 미주 서안에 터미널을 확보해지 못해 다른 지역보다 하역비가 높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발 물류대란 해소를 위한 선박 투입으로 4분기 물동량은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긴급 가동 등의 비용 증가로 인해 수익성으로 연결되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정기 서비스를 통해 얼마나 물량을 확보했을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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