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2월 19일 0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단하기 힘들었던 이경섭 농협은행장(사진)의 거취가 잔여임기 1년 수행 쪽으로 기울고 있다. '연임 불가, 농협금융지주 부사장 출신 농협은행장'이란 인사 공식이 반복될 경우 2018년 차기 농협은행장 때부터야 60년대생 농협은행장 시대 개막이 예상된다.

2016년 농협은행은 조선·해운업 부실로 몸살을 앓았다. 신경분리 이후 최초로 빅 배스(Big Bath)를 단행하며 손익은 곤두박칠쳤다. 책임의 화살은 이경섭 농협은행장에게 돌려졌다. 국회 청문회에서 책임을 추궁받으며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지난 1월 농협은행 제3대 은행장으로 취임한 이경섭 농협은행장의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이었지만 누군가는 책임을 지지 않겠느냐는 기류에 연말 중도 교체설이 힘을 받기도 했다.

지난 9일 농협은행은 집행간부인 부행장 등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부행장 10명 중 8명이 자리를 떠나게 됐다. 이중에는 서기봉(영업추진본부), 박태석(농업금융/공공금융본부), 오경석(경영지원본부 겸 신탁본부) 부행장 등 이경섭 농협은행장과 함께 올해 1월 선임된 부행장들도 포함됐다. 성과주의 인사라고 말하지만 내부에서는 부실책임 추궁론이 힘을 받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당장 이경섭 농협은행장의 거취로 돌려졌다. 누구도 현재는 인사태풍이 끝났다고 확정지어 말하지 못하고 있다. 내년 1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용복 농협생명 사장 거취가 마무리된 이후에야 결론을 낼 수 있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내부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경섭 농협은행장의 잔여 임기 1년 수행쪽으로 베팅을 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농협은행 부행장 대규모 교체 인사가 한가지 이유가 되고 있다. 부행장 대부분이 바뀐 상황에서 수장격인 농협은행장까지 교체된다면 조직 안정성이 흔들린다는 것이다.

지난 9일 농협은행 임원 인사와 함께 단행된 농협금융지주 임원 인사도 이경섭 농협은행장 잔류에 힘을 보탠다. 오병관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사진) 의 잔류가 확정됐기 때문이다.

외부 인사가 추대되는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달라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은 내부 인사가 맡아왔다. 부사장은 외부 인사인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와의 연결고리가 된다. 또 준비된 1순위 농협은행장 후보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경섭 농협은행장이나 전임자였던 김주하 전 농협은행장도 모두 농협은행장 선임 직전에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직을 맡았다.

농협은행장 연임이 금기시되는 인사관행과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에서 농협은행장으로 이어지는 그간의 공식을 대입하면 2018년 1월 이경섭 농협은행장 임기만료시 오병관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이 그 자리를 이어받게 된다.

58년생인 이경섭 농협은행장의 자리를 60년생 오병관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이 이어받을 경우 농협은행은 60년대생 경영진 체계가 된다. 결국 2018년 차기 농협은행장 때부터 60년대생 농협은행장 시대를 기대할 수 있다.